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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이야기/3월 1일] 까칠한 성격의 기원

입력
2014.02.28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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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부터 SNS를 즐겨 하는 편이다. 내가 가장 즐겨 하는 것은 페이스북인데, 그곳에 올라오는 글을 보면 대략 그 사람의 성정이나 기질 등을 파악할 수 있다. 그런데 며칠 전에 페이스북의 친구 한 분이 내게 농반진반으로 까칠하다는 말씀을 하셔서 잠깐이나마 진지하게 내 기질을 생각해보았다. 까칠한 이미지가 만들어진 것은 아마도 내가 그동안 페이스북에 상대적으로 예민한 쟁점에 대한 생각이나 소수 의견 같은 것을 자주 올려서 그런 것 같다. SNS는 일종의 공동체 같은 것이니까 이미 만들어져 있는 여론, 다시 말해 대의를 거스르지 않는 의견을 주고받는 것이 훨씬 좋고 안전한 것일 수 있다. 예를 들면 민족주의에 호소하는 발언이나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사회정의에 반하지 않은 가치중립적 의견을 말하는 것 말이다. 역사왜곡을 하는 일본에 대해 목소리 높여 비판하거나, 골목상권을 침해하는 대기업에 대한 성토, 올림픽에서의 편파 판정에 대한 분노, 또는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이나 영화에 대한 것만 포스팅하면 사실 페이스북은 매우 지낼 만하고 놀기 좋은 공간이다. 그런데 왜 나는 자꾸 민감하거나 경우에 따라서 입장 차이가 첨예한 문제에 대해 발언하려는 걸까. 튀는 걸 좋아하는가, 주목 받고 싶은 건가, 반골 기질이 있나, 소신이 있어 보기 좋다는 말을 들으려고? 아니다 아니다. 그건 아니다. 그런데 그럼 왜. 곰곰 생각을 해봐야겠다. 술 핑계가 또 생겼다.

김도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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