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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경기 좋아졌다는데 국민만 불감증?… '3각 냉기' 안 걷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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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경기 좋아졌다는데 국민만 불감증?… '3각 냉기' 안 걷혔다

입력
2014.02.28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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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세가 전 업종으로 확산하고 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한국무역협회(KITA) 주관 최고경영자 조찬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발표된 통계청 '1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경기회복세를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먼저 전(全) 산업생산량이 지난해 12월보다 1.4% 늘었다. 서비스업생산량도 전년동월보다 2% 늘었다. 제조업생산량은 전년동월대비 4.2% 감소했지만 설 연휴로 조업일수가 줄어든 부분을 감안하면 오히려 1.3% 늘었다. 건설업 실적을 뜻하는 건설기성액도 지난달보다 9.7% 늘었고 전년동월보다는 12.8%나 늘었다.

소비도 크게 늘었다. 지난달 소매판매량은 전월보다 2.4% 늘었는데 승용차 등 내구재(9.8%)와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2.5%) 판매가 나란히 늘었기 때문이다. 전년동월보다도 5.7% 증가했다. 전월·전년동월대비 증가폭은 각각 2011년 5월 이후 34개월 만에 가장 크게 늘었다. 물론 개별소비세가 7%에서 6%로 인하되면서 자동차판매가 늘었고, 올해 설 연휴가 1월에 들어 있었던 일시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지만, 오랫동안 침체했던 내수 소비가 회복되는 긍정적 신호로 여겨진다.

전백근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미래 경기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는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보였다"면서 "지표상으로 경기가 분명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과 국민의 체감경기와 괴리가 크다"는 지적에 대해 전 과장은 "산업별로 상황이 다른 만큼 회복세를 느끼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이번 겨울 날씨가 예상보다 온화한 탓에 의류 소비는 준 반면 세금인하로 자동차 판매가 늘었고 건설경기도 회복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수의 경제 전문가들은 경제지표와 체감경기 사이의 괴리에는 보다 구조적 원인이 있다고 지적한다. ▦여전히 속도가 낮은 회복세 ▦기업 생산성과 수익성 저하 ▦기업소득과 민간소득 격차 확대 탓에 국민이 경기회복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분명 경제가 좋아지고 있지만 속도나 힘이 약하다"면서 "과거 경기회복기 국면에는 매달 수출 증가율이 10% 넘었는데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증가율이 1% 선을 오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금까지는 선진국 경제가 회복되면 단기간 내 한국 수출증가로 이어졌는데, 최근 선진국들은 경제회복에도 투자나 소비를 늘리기보다 부채 축소에 주력하고 있어, 한국 수출에 대한 파급력이 약해졌다는 것이다.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등 세계 경제회복의 불안요인도 여전하다.

이 연구위원은 "지금 상황이 유지되면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2.8%보다는 높아지겠지만 성장 속도는 체감하기 힘든 정도 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업의 수익성이 낮아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중국 등 후발주자의 경제가 빠르게 발전하면서 신흥국과의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원화 가치까지 강세다. 때문에 국내 제조기업 영업이익률은 90년대 7% 수준에서 2012년 5.1%로 떨어졌다. 열심히 벌어도 손에 쥐는 돈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삼성 현대 등 세계화에 성공한 기업이나 수출기업은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내수 기업은 경기 회복세를 전혀 체감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소매판매 증가폭은 늘었어도 내수 규모가 워낙 축소된 탓이다.

성장 과실이 기업에 고여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연구위원은 "국민계정에서 기업소득 비중은 매년 느는데 민간소득 비중은 주는 추세다"라면서 "국민경제가 벌어들이는 돈이 가계 대신 기업에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에서 소득 증가속도가 노동생산성 증가속도보다 뒤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 연구위원은 "이를 단순화해서 설명한다면 직장인의 월급이 일하는 것보다 적게 올랐다는 것"이라면서 "침체된 내수회복을 위해서라도 근로자의 실질 소득이 늘어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손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호기자 kimon8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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