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신성 모독 성적 도발" 도덕적 잣대에 시달렸던 예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신성 모독 성적 도발" 도덕적 잣대에 시달렸던 예술

입력
2014.02.28 10:41
0 0

예술을 도덕의 잣대로 재단하는 것은 정당한가. 예술이 투영하는 사회의 모습이 반드시 진실과 가까워야 할까. 예술가들이 인간의 욕망을 표현할 때 도덕이란 족쇄를 풀지 못하게 한 것은 예술사를 통틀어 가장 뜨거운 논란의 장을 제공해왔다. 예술가들이 평범하고 사소한 것을 작품으로 만들었다거나, 시대의 도덕정신을 타락시켰다는 이유로 비난받는 상황을 우리는 역사의 페이지 곳곳에서 발견한다. 책은 이러한 논쟁의 한 가운데 섰던 예술작품 70점을 소개한다. 시대의 흐름 속에 사람들의 입길에 오르며 이들 작품이 어떤 물의를 일으켰는지, 책은 작품과 함께 직시한다.

책은 '신성 모독'이라는 이유로 종교계의 눈총을 받았던 예술품들, 정치적인 이유로 정부 당국의 검열에 부딪혔던 그림들, 의도적으로 성적인 도발을 일으켜 사회의 내밀한 금기를 건드렸던 행위예술과 작품 등을 알기 쉬운 해설과 더불어 보여준다.

미켈란젤로의 대표작 '최후의 심판'은 그림을 그리기 위한 발판이 치워지기도 전에 교황청 의전관으로부터 "외설적"이라는 공공연한 질책을 들었다. 미켈란젤로가 이에 격분, '최후의 심판' 귀퉁이에 그를 늙은 마귀로 그려 넣은 일화는 바티칸 관광객들에게 널리 알려졌을 정도로 유명하다. 미국인 작가 안드레 세라노가 예수의 십자가상을 자신의 소변에 담근 모습을 구상한 '침례'는 1987년 발표 후 20년 넘게 전세계적인 논란을 일으킨 문제작이다. 이 작품이 국고로 운영되는 국립예술기금(NEA)의 보조금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논쟁을 키웠다.

책의 표지로 등장한 러시아 예술가 단체 '블루 노지즈'의 사진작품 '키스하는 경찰관'은 러시아라는 정치적 폐쇄 공간과 동토가 전해주는 엄밀함의 이미지가 동성애라는 은밀함과 결합돼 적잖은 스캔들을 빚어냈다. 제복을 입은 두 남자 경찰의 농밀한 키스는 배경이 된 자작나무 숲의 긴장감과 어울려 더욱 에로틱하다.

잭슨 폴록의 추상들은 일상의 탈을 쓴 예술, 혹은 예술의 탈을 쓴 일상의 경계를 지났던 작품들이다. "작품 속으로"를 주장한 폴록의 회화를 "틀을 깼다"고 칭송한 평론가들의 주변에선 언제나 "그의 작품은 아이의 낙서와 비슷할수록 더 의미를 갖는다는 어떤 이론이 있는 듯하다"는 식의 혹평이 나돌았으니 말이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