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판 3만5,000여장을 더 모을 수 있을까.'
한국국학진흥원에 소장된 유교책판이 최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한 국내 후보로 확정되면서 10여년째 추진 중인 '목판 10만장 모으기 운동'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국학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12일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회의가 진흥원 내 718종의 유교책판 6만4,226장을 후보로 확정했다. 문화재청은 다음달 말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서를 유네스코 본부에 제출하며 2015년 6월쯤 열릴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의 심사에서 등재 여부가 결정된다.
유교책판은 조선시대 학자의 저술을 책으로 찍기 위해 만들어진 목판으로, 국학진흥원은 지난 2001년부터 '목판 10만장 모으기 운동'을 펼쳐왔다. 2005년에는 목판의 안전한 보관을 위해 전용 보관시설인 장판각도 준공했다.
현재 장판각에는 운자를 찾기 위한 자전 격으로 1460년에 판각된 (보물 917호)부터 1956년까지 판각된 유교책판 6만4,226장이 소장돼 있다.
국학진흥원 관계자는 "현재의 유교책판들은 지역 문중과 서원에서 기탁한 것들로 유학자들의 문집, 성리서, 족보, 예학서 등 718종의 자료가 망라돼 있다"며 "기탁 문중의 입장에서는 통풍과 항온 및 항습기능까지 갖춘 전용보관시설 장판각에 선조의 유물을 기탁, 보관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초 팔만대장경에 버금가는 규모로 목판 10만장을 수집키로 한 국학진흥원의 계획은 6만4,000여 장을 넘기면서 다소 주춤하고 있다. 2002년 1만871장, 2003년 1만8,397장, 2004년 9,415장 등 당초 몇 년간 목판 기증이 봇물을 이뤘으나 2011년 1,865장, 2012년 1,207장, 2013년 501장 등 최근 기탁이 크게 줄었다.
이는 국학진흥원이 경북 안동에 있어 경북 지역 각 문중의 목판 기탁이 거의 완료된 탓이다. 실제 현재 장판각 소장자료 중 90% 이상이 경북 도내 305개 문중과 서원 등에서 기탁한 자료로, 대문중 등은 대부분 기탁했다.
이에대해 소장목판 증가 속도는 주춤하고 있으나 10만장 목표 달성은 시간문제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국학진흥원에 따르면 경북에만 미기탁 목판자료 2만여장이 있고, 경남에도 2만여장이 민간에 보존돼 있다. 전국에는 10만여장의 미기탁 목판자료가 있는 것으로 국학진흥원은 파악하고 있다.
국학진흥원은 구체적 자료현황 파악을 위해 현재 경남과 대전·충북 지역에 대한 조사를 마쳤고, 올해 충남, 내년에는 호남지역의 목판자료 현황도 자세히 파악할 계획이다.
이번에 국학진흥원 소장 유교책판을 유네스코 기록유산 국내 후보로 지정한 것도 '목판 10만장 모으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일환이며, 이를 계기로 목판자료 기탁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노직 한국국학진흥원 목판연구소장은 "2015년에 예정된 유네스코 국제위원 회의 이전까지 유교책판의 세계기록유산 지정을 홍보하면서 목판 10만장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ㆍ사진 이임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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