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따뜻해지면 헤어 스타일에 변화를 주려는 사람이 많아진다. 기왕 머리에 신경 쓰는 김에 스타일뿐 아니라 두피 건강도 한번쯤 확인해보면 어떨까. 겨울 동안 영양분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한 모발이 자외선과 건조한 바람에 노출되는 시간이 늘면 모발이 평소보다 더 잘 빠질 수 있다. 건강한 머리카락은 건강한 두피에서 나온다. 두피의 상태를 가장 쉽게 짐작할 수 있는 방법이 색깔을 살피는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두피 색깔은 우윳빛이다. 창백하게 하얀색을 띨수록 건강한 상태라고 보면 된다. 두피가 건강하다는 건 머리카락에 수분과 유분이 균형 있게 공급되고 있다는 의미다. 두피 표면의 각질이나 피지 같은 이물질도 없다. 건강한 두피의 또 다른 특징은 모공 주변 조직이 볼록 올라와 있는 것이다. 이규호 모아름 모발이식센터 원장은 모공 주변 조직이 올라와 있는 것에 대해 "혈액 순환과 세포 분열이 왕성해져 생기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건강한 두피에서는 머리카락의 색과 굵기가 전체적으로 비슷하고 한 모공에서 2, 3개의 머리카락이 주기적으로 재생된다. 하지만 우윳빛 두피를 가진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건강한 두피를 유지하려면 식물성 단백질과 제철 과일을 섭취해야 한다. 수면 중 두피에서 머리카락의 성장과 재생에 필요한 영양분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하루 7시간 이상 자는 것도 도움이 된다.
탈모 등 모발이나 두피 문제로 병원을 찾는 사람의 두피는 대개 누런 색이다. 누런 두피는 남성이 여성의 3배 정도 된다. 피지가 너무 많이 나오거나 꼭 배출돼야 할 피지가 원활하게 분비되지 못하면 누런 두피가 된다. 이를 지성 두피라고 한다. 심하면 군데군데 피지가 뭉쳐 얼룩처럼 보이고 피지 산화물이 쌓여 모공을 막기도 한다.
지성 두피를 그냥 두면 가렵고 냄새가 나며 끈적거린다. 더 방치하면 염증이 생기거나 모발이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이럴 때 두피 스케일링이 도움이 된다. 모공 깊이 있는 필요 없는 물질이나 각질, 비듬 등을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이 원장은 "너무 자주 하면 오히려 두피를 자극할 수 있으니 일주일에 한 번 정도가 적당하다"고 조언했다.
두피가 불그스름하게 보이면 탈모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더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부분적으로 또는 전반적으로 연한 붉은색을 띠면 민감성 두피로 볼 수 있다. 두피 내부의 모세혈관이 확장돼 있어 약한 자극에도 통증이나 발열이 쉽게 나타난다.
두피 군데군데에 진한 붉은색 점이 여럿 보이면 염증성(모낭염성) 두피로 분류한다. 피지 분비가 지나치게 활발하거나 호르몬 불균형으로 모낭이 세균이 감염돼 있는 상태다. 진한 붉은색으로 보이는 이유는 염증과 함께 딱지나 고름이 섞여 있기 때문이다.
민감성 두피라면 세균 감염 예방에 초점을 맞춰 치료해야 한다. 세정력이 높은 샴푸보다 자극이 적은 천연 샴푸를 쓰고 빗살 간격이 촘촘한 빗보다 넓은 빗을 쓰는 게 좋다. 염증성 두피는 염증이 확산되지 않도록 치료하는데 신경 써야 한다. 이 원장은 "의사와 상의해 일주일에 2, 3회 세척제로 두피를 씻어주고 스테로이드 성분 등이 들어 있는 특수 로션을 바르는 것도 고려할 만 하다"고 설명했다. 가렵다고 해서 곧바로 긁으면 염증이 번질 우려가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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