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K 간판 타자 최정(27)은 만족을 모른다. 국내 최고 타자로 손꼽히는데도 항상 본인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끼며 자신의 한계를 뛰어 넘기 위해 온 힘을 쏟는다. 특히 훈련 태도나 야구를 대하는 자세가 한결같이 진지하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는 최정은 27일 삼성과의 연습경기에서 벌써 2개째 홈런포를 터트리며 순조로운 시즌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올 시즌은 각 부문에서 자신의 기록을 깨트려 내 한계를 넘어보고 싶다"며 "현재 몸 상태는 벌써 100%라고 느낄 정도로 좋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해외 진출 가능성, 부담 아닌 고마움
최정은 올 시즌을 마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한다. 힘이 워낙 좋아 데뷔 초부터 '소년 장사'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4년 연속 3할 타율과 20홈런 이상을 때리고 2년 연속 20(홈런)-20(도루)을 달성한 최정은 강정호(넥센)와 더불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야수로 주목 받고 있다.
아직 시즌이 채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자꾸 해외 진출 얘기가 흘러나오면 선수 입장에서는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최정은 "스트레스를 받을 것은 없다. 그 만큼 나에 대한 좋은 평가를 해준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라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또 "아직 해외 진출을 말하기는 이르지만 좋은 기회가 온다면 도전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최정은 일본 야구보다 미국 메이저리그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ML 출신 스캇, 든든한 파트너
최정은 올해 든든한 파트너를 만났다. 빅리그 통산 136개의 홈런포를 쏘아 올린 외국인 타자 루크 스캇(36)이 합류하며 그 동안 받았던 상대의 집중 견제를 분산시키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만수 감독은 일찌감치 3, 4번 타순에 최정과 스캇을 못박았다.
최정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뒤에 스캇이 있으니까 상대 투수가 피하지 않고 승부를 걸어올 것이라 생각한다. 스캇에게 찬스가 이어질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경기 타격코치 역시 "스캇이 버티고 있는 자체만으로도 공격적인 스타일의 최정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정은 스캇을 보며 보완해야 할 점도 많이 느꼈다. 그는 "스캇의 타구는 질 자체가 다르다. 힘이 워낙 좋다 보니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많이 나온다. 나 역시 파워를 더 키울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단백질 같은 영양제도 다양하게 섭취하고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는 모습은 나도 배워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야구할 때 '7억 연봉'은 신경 안 써
최정은 올해 연봉 7억원에 재계약 했다. 지난해 5억2,000만원에서 1억8,000만원이 오른 액수로 역대 '비(非) FA 국내파 선수' 가운데 최고액을 찍었다. 해외에 진출했다가 돌아오거나 FA로 다년 계약을 하지 않은 선수 중 최정보다 많은 금액을 받은 선수는 없다. 종전 기록은 2003년 삼성 이승엽과 2011년 롯데 이대호(현 소프트뱅크)의 6억3,000만원이었다. 최정은 "최고 연봉이라는 사실은 계약할 당시만 느낄 뿐이다. 야구 할 때는 전혀 신경 안 쓴다. 돈이 주가 되는 것은 아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최정이 올 시즌 신경 쓰는 부분은 체력 관리다. 최정은 "힘이 안 받쳐주면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소용 없다. 지난 시즌에 힘이 빠지니까 순발력도 떨어져 충분히 넘길 수 있는 공도 파울로 연결됐다. 올해는 페이스 조절을 잘해 내 한계를 뛰어 넘는 시즌을 만들고 싶다"고 다짐했다.
오키나와=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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