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의중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경제정책 수장의 잘못인가, 청와대와 정부간 소통채널의 혼선 탓인가.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설명한 후 브리핑 룸을 나서는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어깨가 왠지 처져 보인다. 전날 3개년 계획 발표형식이 대통령 담화로 바뀌면서 현 부총리가 주재하기로 한 관련 브리핑은 돌연 취소됐다.
결국 현 부총리는 이날 당초 서승환 국토교통부장관이 주재하기로 한 임대차 선진화 관련 브리핑에 동석해 전날 못한 설명을 했다. 왠지 서먹한 분위기는 지우기 힘들었다.
대통령이 직접 3개년 계획의 25개 과제를 40여분간 일일이 설명하는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된 무대 뒤편에는 청와대와 부처간 소통시스템 작동실패가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현 부총리의 브리핑을 취소하고 대통령이 직접 나서기로 한 결정은 누가 언제 내린 것인지, 결정이 내려진 이후 이 사실이 왜 현 부총리와 기재부에 뒤늦게 전달됐는지 따져볼 점이 많다는 것이다.
또 한번 위기를 맞은 현 부총리의 앞날도 궁금하지만, 그보다 문제가 드러난 청와대와 부처간 소통시스템에 변화가 있을지 더 관심이 간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사진=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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