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우크라이나, 자금이탈로 국가부도 '발등에 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우크라이나, 자금이탈로 국가부도 '발등에 불'

입력
2014.02.26 13:44
0 0

친러시아계 정권을 축출한 우크라이나의 발등에 국가부도 위기라는 불이 떨어졌다. 긴급자금 지원이 없으면 다음주에라도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맞을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온다. 우크라이나의 돈줄을 죄고 있는 러시아가 방관하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은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제공을 서둘러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적 위기를 타개해야 할 과도정부의 수립은 야권 내부 알력으로 늦어지고 있다.

석달 이상 이어진 정정불안으로 우크라이나의 자금이탈은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달 말 178억달러였던 외환보유액이 150억달러 수준으로 줄면서 화폐(그리브나화) 가치는 25일(현지시간)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 예금인출도 잇따라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축출된 지난주 우크라이나 전체 예금액의 7%가 빠져나갔다. 블룸버그통신은 임시정부가 뱅크런(대량 예금인출)을 막으려 예금인출 제한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일한 급전조달 창구였던 러시아의 원조가 보류된 가운데 설상가상 로열더치셸, 엑손모빌, 셰브론 등 글로벌 석유회사들이 유전개발 계약을 재검토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비상시국임에도 우크라이나 의회는 당초 25일이던 과도정부 구성 시한을 27일로 이틀 늦췄다. 장관 내정자들이 임명에 앞서 시위 현장을 이끄는 시민조직 대표들과 면접해야 한다는 것이 이유다. 반정부시위를 주도해온 3개 야당의 지분 다툼도 치열하다. 이로 인해 IMF의 협상팀 파견 등 서방의 자금지원 일정도 미뤄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원조를 떠맡게 된 서방은 IMF 구제금융을 우선적 해결책으로 내놓고 있다. 올리 렌 EU 경제담당 집행위원은 "새 정부가 신뢰할 만한 경제계획을 내놓으면 IMF를 도와 재정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잭 루 미국 재무장관도 크리스틴 리가르드 IMF 총재와의 협의를 통해 IMF를 통한 우크라이나 지원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IMF 구제금융은 에너지 보조금 삭감 등 고강도 경제개혁을 조건으로 걸고 있어 우크라이나의 반발이 따를 전망이다. 서방은 그러나 직접적 지원책은 내놓지 않고 있다. 재정적 여력이 충분치 않은 데다 연고주의와 부패가 만연한 현지 경제체제에 대한 불신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크라이나에 300억달러 규모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는 상황을 관망하는 분위기다. 세르게이 스토르차크 외무차관은 "채무조정을 수반하는 우크라이나 개혁안은 모두 반대한다"고 말했다. 야누코비치 정권에 약속했던 150억달러 원조 계획엔 "이행할 의무가 없다"고 일축했다. 우크라이나 경제의 러시아 의존성을 계산한 행보다. 수입관세ㆍ가스가격 인상, 경제협력 단절 등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경제를 타격할 수단은 다양하다. 서방도 러시아의 영향력을 의식하며 몸을 낮췄다.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우크라이나 새 정부는 러시아와의 밀접한 경제적ㆍ문화적 관계를 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5월 25일 치러질 우크라이나 대선 후보 등록 및 선거운동이 25일부터 시작됐다. 권투 세계챔피언 출신인 비탈리 클리츠코 개혁민주동맹 대표가 출마를 선언했다. 최근 출마 의사를 표시했던 유력 후보 율리아 티모셴코는 불출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친러시아파로는 미하일 도프킨 하리코프주 지사, 세르게이 티기프코 전 부총리 등의 출마가 점쳐지고 있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