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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옥죄는 손배소, 손잡고 맞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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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옥죄는 손배소, 손잡고 맞서자"

입력
2014.02.26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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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업은 노동조합이 파업을 하면 패가망신시킬 정도의 거액을 손해배상으로 요구한다. 노동계는 알지만 시민들은 잘 모른다. 알리고 바로잡아야 한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최근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거액의 파업 손해배상ㆍ가압류 문제 해결을 위한 범사회적 기구 '손배가압류를 잡자! 손잡고'(이하 손잡고)가 26일 공식 출범했다.

탁현민 성공회대 겸임교수의 사회로 이날 오후 2시 서울시청 지하 시민청에서 시작된 출범식은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손잡고는 지난달 24일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대학장, 권영국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장, 조국 서울대 교수 등 노동계ㆍ시민사회 단체, 문화계 인사 30여명이 논의를 시작, 이날 공식 출범했다. 지금까지 일반시민 을 포함, 450여명이 동참 의사를 밝혔다. 손잡고는 앞으로 토론회, 공청회, 플래시몹, 옴니버스영화, 동영상 제작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일반인들에게 손배ㆍ가압류의 현실을 알릴 계획이다. 19대 국회 회기 내에 손배ㆍ가압류와 업무방해죄 관련법 개정을 위한 1인 릴레이 시위도 진행하기로 했다.

출범식에는 천문학적인 액수의 손배ㆍ가압류를 당한 노조 대표자들이 피해상황을 증언하며 사회적 관심을 호소했다. 지난해 12월 파업 이후 코레일로부터 162억원의 손배 청구를 당한 철도노조 김명환 위원장은 "2000년대 이후 파업으로 90여명이 해고돼 조합비로 이분들의 생계비를 지원해왔다"며 "천문학적인 액수의 가압류로 지원을 중단하게 돼 해고자들의 생계가 막막하게 됐다"고 말했다. 13억4,000만원의 손배 청구를 당한 홍종인 금속노조 유성기업 아산지회장은 "10년 전만 해도 노조 간부에게만 손배소를 청구했지만 요즘은 파업에 참가한 일반 노조원에게도 청구한다"며 "정부와 경찰까지 손배를 청구하는 등 파업 탄압의 단골메뉴가 됐다"고 말했다.

손배ㆍ가압류 문제가 사회운동으로까지 확산된 배경은 정부와 기업의 무리한 대응 때문이다. 2003년 1월 9일 두산중공업 배달호씨가 사측의 파업 손해배상 65억원 청구에 항의해 분신 자살했지만, 이후 파업 노조원에 대한 기업과 정부의 손배 청구액은 나날이 늘어났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산하 파업 노조 사업장의 손배ㆍ가압류 액수는 2월 현재 1,433억 7,000만원이다. 출범식에 참석한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는 "거액의 손배ㆍ가압류 청구는 노동탄압이 극심했던 1960~1970년대에도 볼 수 없었던 일"이라며 "이 시대를 함께 사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관심을 갖고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손배 가압류 관련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손잡고가 참여연대와 함께 이달 초 시작한 모금운동 '노란봉투'프로젝트는 25일까지 1차 목표액 4억 7,000만원을 모두 모았다. 가수 이효리씨의 4만7,000원 후원 소식이 전해지면서 모금 시작 보름 만에 9,421명이 참여했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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