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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과 곡선이 어우러진다… 환상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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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과 곡선이 어우러진다… 환상적으로

입력
2014.02.26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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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스케이팅에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가 있다면 한국 발레에는 이 두 사람이 있다.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지영(36)씨와, 국립발레단 객원 수석무용수 김주원(37)씨는 탁월한 기량으로 데뷔 직후부터 비교 대상이 되곤 했다.

김주원씨는 2006년 발레계에서 권위를 인정 받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 여성 무용수상을 수상했고 김지영씨는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로 활동하는 등 화려한 경력도 닮았다. 둘 다 러시아에서 유학했고 심지어 키(165㎝)와 혈액형(AB형)도 같다. 두 사람의 적당한 긴장 관계는 발레 대중화에도 한몫 했다.

3월 6, 7일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 오르는 '투 인 투'(TWO in TWO)는 두 스타 무용수가 한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도 기대를 모은다. 안무가 안성수씨와 디자이너 정구호씨가 2000년에 만든 컨템포러리 발레 '초현(超現)'을 재해석한 무대다. 당시 피아졸라의 탱고 음악에 맞춰 함께 춤췄던 이들은 어느새 한국 발레의 얼굴이 됐다.

25일 연습실에서 만난 두 발레리나는 "내 춤을 추기 바빴던 14년 전과 달리 이제는 함께 무대를 만드는 느낌이 강하다"고 입을 모았다.

"2000년에는 아무 것도 모른 채 무대에 섰어요. 지금은 훨씬 편한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어요."(김지영)

"지영이와 함께 하니 즐거워요. 14년 전보다 자연스럽고 절제된 무대가 되겠죠."(김주원)

오랜 시간 라이벌로 조명돼왔지만 두 사람은 상대 칭찬에 바쁘다. 김지원씨가 "김지영이 없었으면 지금의 김주원도 없었을 것"이라고 하자 김지영씨는 "발레 하나밖에 못하는 내게 다양한 도전을 하는 김주원이 자극이 된다"고 말을 보탰다. 김주원씨는 15년간 몸담았던 국립발레단을 2012년 퇴단한 뒤 뮤지컬, 방송 등에 도전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국립발레단 객원 수석무용수로 활동하고 있다. 김주원씨는 "국립발레단에서 최상의 조건으로 춤만 추던 것과 달리 이제는 기획부터 마케팅, 협찬까지 모든 것을 직접 꾸려야 한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두 사람이 라이벌로 비치는 이유 중 하나는 정상급 발레리나라는 공통점 때문이다. 하지만 춤의 색깔은 차이가 크다. 김지영씨는 고난도 테크닉으로 유명하고 김주원씨는 드라마틱한 표현력이 강점이다. 2000년 무대에서 두 사람과 같이 하고 그때의 좋은 기억으로 이번 공연을 준비한 안무가 안성수씨는 "김지영의 선과 김주원의 곡선이 어우러진 부드럽고 날카로움을 품은 공연이 될 것"이라며 "내가 전 동작을 안무한 '초현'과 달리 이번 공연은 두 발레리나가 함께 만든 무대"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는 현대무용가 김보람, 장경민씨가 함께 출연한다. 네 명의 무용수는 타란텔라(이탈리아 민속무곡)와 탱고, 플라멩코를 주제로 발레와 현대무용을 넘나드는 무대를 펼칠 예정이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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