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27일 오후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여부를 논의한다. 이번 회동은 안 의원이 25일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와 관련한 약속 이행을 촉구하기 위해 회동을 제안, 김 대표가 이를 수용하면서 성사됐다. 명목상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논의하는 자리이나, 최근 양측의 최대 관심사인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거취에 대한 의견도 교환할지 주목된다.
박광온 민주당 대변인은 26일 오후 국회 브리핑을 통해 "내일 오후 4시 안 의원이 김 대표를 방문하는 형식으로 일정이 잡혔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전날 김 대표를 포함해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와 국회정치개혁특위 주호영 위원장에게도 회동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와의 회동은 불발됐지만 안 의원은 김 대표와의 회동에 앞서 국회에서 주 위원장을 만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은 이날 경기 성남 가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새정치연합 경기도당 창당 발기인대회에서 "대의를 버리고 실리를 취한다면 민주당은 다시는 개혁을 말하지 말라"며 "새누리당 뒤를 따라가는 낡은 세력이라는 비판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민주당을 압박했다. 윤여준 새정치연합 의장도 이날 오전 회의에서 민주당이 정당공천 폐지 결정을 미루는 것에 대해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실상 '정당공천 유지'로 가닥을 정한 민주당을 '낡은 세력'이라고 쏘아붙인 것이다.
민주당은 즉각적 반응을 자제하면서도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당 핵심 관계자는 "민주당을 코너로 몰아넣어 차별화하는 게 안철수 식 '새정치'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양측 간 회동에서도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여부를 둘러싼 치열한 신경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안 의원 측은 김 교육감 거취 논의에 대해 "전혀 다른 의제를 꺼내는 건 회동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김 교육감이 민주당과 새정치연합 양측에서 모두 지원을 받는 '무소속 시민후보'를 원하고 있다는 게 걸림돌이다. 안 의원이 이를 수용한다면 '연대 불가' 입장을 번복해야 한다. 민주당도 김 교육감이 무소속으로 출마할 때에만 연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이번 회동이 김 교육감 거취를 둘러싼 양측의 탐색전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김 교육감 측은 "이르면 28일, 늦어도 내달 3일엔 입장 밝힐 것"이라며 "아직도 고심 중이다"며 여전히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했다.
성남=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