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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아이스하키 '평창 플랜' 3박자가 척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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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아이스하키 '평창 플랜' 3박자가 척척

입력
2014.02.26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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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화제를 일으킨 것은 바로 남자 아이스하키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직접 미국과의 경기를 지켜보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을 정도다. 최고 인기 종목인 아이스하키는 동계 올림픽에서 전체 관중 점유율이 40%를 넘나든다. 밴쿠버에서는 거의 절반에 가까운 전체 관중 46.8%의 팬들이 아이스하키에 열광했다.

아쉽게도 소치에서 한국이 유일하게 출전하지 못한 종목도 아이스하키였다. 남자부에는 12개 팀만이 올림픽에 출전하는 데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랭킹 1~9위까지는 출전권이 자동으로 배당되고 나머지 3팀은 치열한 플레이오프를 통해 가려진다. 현재 세계랭킹 23위에 불과한 한국이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못한 이유다.

그러나 아쉬워할 필요는 전혀 없다. 이미 한국 아이스하키는 소치 올림픽이 시작되기 1년 전부터 평창행을 향한 큰 그림을 그렸고 이제 조금씩 그 결실을 보고 있다. 이제 딱 4년 남았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꽃'이 되기 위해 일찌감치 담금질에 들어갔다.

자동 출전권 부활을 자신하는 이유

르네 파젤 IIHF 회장은 지난 2011년 평창 대회가 확정된 뒤 자동 출전권 부활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2006 토리노 대회 이후 자동 출전권이 사라졌는데 이를 다시 검토하겠다는 말이었다. 단 조건이 붙었다. 경기력이 보장되는 세계 18위 정도까지 랭킹을 끌어 올려야 한다는 것. 당시 31위에 머물렀던 한국으로선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때부터 대한아이스협회는 성과를 내기 위한 장ㆍ단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본격적인 실천에 돌입했다. 2012년 4월 폴란드에서 열린 디비전 1 B그룹 대회에서 한국은 우승을 차지해 디비전 1 A그룹으로 승격했고, 2013년 4월 헝가리에서 열린 디비전 1 A그룹 대회에서는 개최국 헝가리와 영국을 꺾고 5위를 차지, 디비전 1 A그룹 잔류 목표를 달성했다. 이 같은 선전이 종합돼 소치 올림픽 종료 후 IIHF가 집계한 세계 랭킹에서 한국 남자 대표팀은 23위까지 오르는 쾌거를 일궈냈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이 종료된 후 랭킹이 33위였던 것과 비교하면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비약적인 성장이었다. 정몽원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의 진두 지휘 아래 수 차례 IIHF와 대화를 통해 자동 출전권 부활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를 이끌어냈다.

외국인 선수 귀화, 상무 창설, 유망주 파견

협회는 대표팀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적극적으로 외국인 선수를 귀화시켰다. 지난해와 올해 브락 라던스키(31ㆍ한라), 마이클 스위프트(26), 브라이언 영(28ㆍ이상 하이원) 등 3명의 캐나다 출신 선수가 특별 귀화 신청을 통해 태극마크를 달았다. 실제로 라던스키는 지난해 헝가리 세계선수권에서 3골 2어시스트를 올리는 등 맹활약을 펼쳤고 영과 스위프트는 지난해 11월 고양에서 열린 카자흐스탄과의 친선전에서 초청 선수로 합류해 가능성을 보였다.

여기에 올 시즌을 앞두고 국군체육부대가 창단, 아시아리그에 출전하면서 대표팀은 힘을 내기 시작했다. 현재 상무에는 김기성, 박우상, 김원중, 이돈구 등 대표팀 주축들이 활약하고 있다. 상무는 총 17명 밖에 되지 않음에도 아시아리그 아이스하키 정규리그 2위에 올라 있다.

더 나아가 한라 그룹은 핀란드 메스티스(2부리그)의 키에코 완타 지분 53%를 확보, 지난해부터 현지에 유망주들을 파견했다. 당장 대표팀 전력을 강화해 세계선수권에서 랭킹을 끌어 올리는 것과 별개로 4년 뒤 뛸 수 있는 젊은 선수들을 길러내는 일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이를 목표로 협회는 20대 초반의 유망주 안정현(21) 안진휘(23) 김지민(22) 신상훈(21) 김원준(23)을 키에코 완타로 보냈다. 이들은 현지에서 뚜렷한 성장세로 희망을 쏘아 올리고 있다.

평창 대회의 메인으로 우뚝 설수 있을까

소치 올림픽이 종료되면서 평창 대회와 관련된 논의가 IIHF에서 이뤄질 시기가 됐다. 오는 3월 IIHF 집행 위원회에서 개최국 출전에 대한 논의가 대두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지난해 11월 협회는 스위스 취리히를 방문, IIHF 수뇌부와 평창 올림픽 출전과 관련한 스폐셜 워크숍을 진행했다. 여기서 IIHF는 한국 아이스하키의 평창행과 관련한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자동출전권 부활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약속했다. 또 한국 아이스하키의 질적 성장을 위해 구체적인 액션 프로그램인 해외 우수 지도자를 국내에 파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총괄 디렉터 겸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사령탑이 5월부터 취임할 예정이고, 남자 대표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져 있는 여자 대표팀을 지도하기 위해 캐나다 출신의 인스트럭터가 긴급 수혈될 예정이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나무가 아닌 숲을 바라보고 씨앗과 밑거름을 뿌린 한국 아이스하키가 큰 열매를 맺어 평창 올림픽의 주연으로 우뚝 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缺瀯茶袖?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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