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6ㆍ4 지방선거와 7ㆍ14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역조직책 인선을 서두르면서 친박(親朴)주류와 비주류간 계파 갈등이 연일 격화하고 있다. 게다가 친박계 내에서도 분란의 책임 소재를 두고 당권파와 원로그룹간 냉기류가 역력하다.
친박계와 비주류가 부딪치고 있는 조직책 인선 지역은 수도권에 몰려 있다. 당장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해야 할 경기도당위원장만 해도 수개월째 공석 상태가 이어지고 있고, 서울 중구와 경기 군포, 경기 안산 상록갑 등 지역위원장 자리가 비어 있는 지역이 10여 곳이 넘는다. 하지만 양측 모두 지방선거는 물론 전당대회를 의식해 서로를 견제하느라 정작 인선 문제는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지난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울 구로갑ㆍ동작갑ㆍ노원을 지역위원장에 지역연고나 활동경력이 거의 없는 인사들이 임명되자 비주류측의 불만이 폭발했다. 당일 개인 명의의 호소문을 발표했던 김성태 서울시당위원장은 26일 최고위원ㆍ중진의원ㆍ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도 "단지 재력이 뒷받침되고 당내 특정인과 사적인 연유가 있다고 해서 임명된다면 천막당사 이전의 밀실ㆍ돈ㆍ줄세우기 공천의 구태와 뭐가 다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날은 유력한 당권후보인 김무성 의원과 서울시장 출마 결심을 굳힌 정몽준 의원까지 가세했다. 이들은 민주당 당적 포기 열흘 만에 선임된 손영훈 동작갑 조직위원장을 겨냥했다. 김무성 의원은 "내가 정당을 오래 한 사람으로서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했고, 정몽준 의원은 인선 실무를 총괄한 홍문종 사무총장에게 "동작을 국회의원인 나와 상의했느냐"고 따졌다.
일단 비주류의 화살은 홍문종 사무총장에 맞춰져 있다. '중진차출론'으로 당내 분란을 일으키고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아프리카박물관과 관련해서 논란이 불거진 탓에 그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홍문종 사무총장이 지역책 인선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비주류 의원은 "지방선거를 내실있게 준비해야 할 책임자가 자신의 전당대회 출마 준비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비주류의 실제 타겟은 친박계 유력 당권후보인 서청원 의원이란 게 중론이다. 김무성ㆍ정몽준 의원이 거론한 신임 동작갑위원장은 서청원 의원가 가까운 대학 후배다. 그가 홍문종 사무총장을 통해 전당대회 대의원 표심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지역책 인선을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경기도당위원장에 김무성 의원과 가까운 김학용 의원이 유력했지만, 친박계가 뒤늦게 황진하 의원을 내세운 것을 두고도 '서청원 배후설'이 파다하다.
이 와중에 친박계 내에서도 최경환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권파와 서청원 의원측 원로그룹 사이에 냉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한 당권파 인사는 "원로그룹이 홍문종 사무총장을 끌어들여 과도하게 욕심을 부리는 바람에 지역책 인선 문제가 계속 꼬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원로그룹 한 의원은 "지역책 인선에 관여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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