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터운 선수층을 자랑하는 두산. 매년 선발 라인업을 짜기 어렵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송일수 신임 감독도 예외는 아니다. 주전, 백업 멤버의 구분, 1군 엔트리를 짜는 것도 쉽지가 않다. 송 감독은 “밖에서 보는 라인업과 큰 차이는 없을 것이다. 몇몇 포지션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구상을 마쳤다”며 “그러나 좋은 선수들이 많아 어떻게 활용할지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말했다.
고영민, 오재일, 박건우 등이 대표적이다. 1, 2차 전지훈련 내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며 뛰어난 활약을 하고 있다. 이들은 실전에서도 연일 좋은 타구를 만들어내며 주전 선수들을 바짝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송 감독의 구상이 새롭게 바뀔 공산도 없지 않다.
‘원조 2익수’ 고영민은 최준석의 빈 자리를 메울 후보다. 스스로 “지난해 2군에서 깨달은 부분이 크다. 만족할 만한 타격 자세를 찾았다”고 밝힐 만큼 남다른 각오로 명예 회복을 노리고 있다. 송 감독은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래도 일단 고영민이 최준석이 했던 역할을 충분히 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1루수 오재일은 밀어치기에 집중하고 있다. 오른 어깨가 일찍 열리는 것을 막고자 의식적으로 맞춤형 타격을 하고 있다. 실전에서도 홈런이 벌써 두 개다. 유필선 두산 전력분석팀 과장은 “연습과 실전에서 타구의 질이 좋다. 타격 폼이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본인이 약점을 메우고자 노력하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중견수 박건우는 비거리가 늘었다. 겨우내 등산,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꾸준히 몸을 만들어 85㎏이던 체중도 10㎏ 가까이 늘었다. 박건우는 “지인들의 전화도 받지 않고 개인 훈련을 해왔다. 올 시즌 기회가 찾아왔기 때문에 단단히 각오했다”며 “반드시 팀이 필요로 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두산의 전지훈련은 어느덧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여전히 주전 자리를 꿰차기 위한 경쟁은 뜨겁다. 미야자키=함태수기자
한국스포츠 미야자키=함태수기자 hts7@hksp.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