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개발사업 실패로 수 천억원의 빚을 지고 있는 용인도시공사 사장에 또 퇴직 공무원이 임명돼 논란이 일고 있다. 신임 사장은 도시주택 경험이 없는 농업직 출신이다.
용인시는 역북지구 개발사업 실패의 책임을 지고 지난해 12월 자진 사퇴한 유경 전 도시공사 사장 후임에 이연희(58) 전 수지구청장이 선임됐다고 25일 밝혔다.
신임 이 사장은 37년 공무원 생활을 마감하고 지난해 12월 명예퇴직 했다. 그러나 이 사장은 재임기간 부동산이나 도시개발업무를 경험하지 못한 농업직 출신으로 파산위기에 놓인 도시공사를 정상화시킬 적임자인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시와 공사는 당초 사장을 외부공모를 통해 모집하기로 하고 공고를 내 대기업과 공기업 등에서 개발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임원 출신 등 10명이 신청했지만 결국 이 사장을 낙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빚더미에 놓인 공사를 방치할 경우 공사 뿐 아니라 시의 재정난을 심화시킬 수 있어 상반기 중 공사를 해체하고 공단으로 전환할 계획"이라며 "따라서 개발분야 전문가보다 오히려 관리형 인사가 필요했기 때문에 이 사장을 선임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미연 시의원은 "전문가 부재로 도시공사가 빚더미에 올라 앉았는데 또다시 농업직 전직 공무원을 사장으로 앉혔다"면서 "김학규 용인시장은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도시공사는 역북지구(41만7,000㎡) 택지개발사업 과정에서 공사채를 멋대로 발행하고 토지리턴제를 시행해 지난달 기준으로 4,020억원의 부채를 지고 있고, 지난달 시의회로부터 2,700억원의 채무보증 동의를 받아 가까스로 부도위기를 넘겼다.
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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