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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지역 동학유적지 관리 소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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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지역 동학유적지 관리 소홀

입력
2014.02.25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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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120주년을 맞은 동학 유적지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은 최근 150여건의 전북지역 동학농민혁명 유적지 및 기념시설을 조사한 결과 50여건의 유적지가 유실되거나 훼손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25일 밝혔다.

동학농민혁명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고부 관아는 현재 초등학교로 바뀌었으며 동헌이나 객사 등 당시의 건물은 흔적도 찾아볼 수 없다. 또 학교 안에 고부 관아의 터였다는 표석만 있을 뿐 동학농민혁명을 촉발시켰고, 농민군에 의해 두 차례 점령됐다는 등의 역사적 사실을 알려주는 안내문조차 없다.

원평 구미란전투에서 숨진 농민군 20여명이 잠들어 있는 김제시 금산면 용호리의 '무명 농민군 묘역'도 봉분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심하게 훼손됐다. 김제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가 묘역을 조성할 계획이나 예산이 지원되지 않아 수년째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봉준 장군이 부하의 밀고로 붙잡힌 순창군 쌍치면의 집은 현재 모두 사라지고 돌축대 등만 일부 남아있다. 이곳으로부터 300㎙떨어진 곳에 전시관이 들어서 있지만 정작 집터에는 체포 장소임을 알리는 안내판이나 표지석도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농민군이 전주성 점령을 위해 사전에 장악하고 이동로로 이용했던 전주 용머리고개, 농민군과 관군이 여러 차례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전주 완산칠봉 전투지 등도 안내판조차 없어 일반인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무관심 속에 유적지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국가 사적 등의 문화재로 지정된 사례도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현재 전국적으로 360여건의 유적지가 있으나 국가 사적으로 지정된 것은 5건, 광역 시·도의 기념물로 지정된 것은 15건 남짓에 불과하다.

동학농민혁명의 출발점 가운데 하나로 역사적 의미가 매우 큰 고창의 무장기포지마저 국가사적 지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을 정도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이병규 연구조사부장은 "동학혁명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은 정읍과 고창은 그나마 유적지 관리가 일부 이뤄지고 있지만 나머지 지역은 매우 심각한 상태"라며 "체계적이고 일관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정부의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문화재 등록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수학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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