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 에이스’ 김광현(26ㆍSK)이 다시 한번 힘찬 비상을 준비한다. 류현진(27ㆍLA 다저스)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던 화려한 시절을 재현하기 위해 마음을 다잡았다. 긴 시간 동안 자신을 괴롭혔던 어깨 상태도 완벽하다. 실전 위주의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두 차례 등판해 직구 최고 시속 152㎞까지 찍었다. 슬라이더는 139㎞. 지난 시즌 3년 만에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며 부활 조짐을 보이더니 올해 최상의 컨디션으로 다가오는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25일 주니치 2군과의 연습 경기를 마친 뒤 만난 김광현은 “최근 몸 상태나 컨디션이 매우 좋다”면서 “지금 당장 시즌을 시작해도 될 정도”라며 활짝 웃었다.
ML 진출은 오랜 꿈
김광현에게 2014년은 정말 중요하다. 지난 시즌까지 자유계약선수(FA) 규정일수 5년 130여일을 채운 김광현은 올 시즌 풀타임을 뛰고 인천 아시안게임에 참가해 금메달까지 목에 걸면 포스팅시스템으로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7년을 채운다.
그는 “(류)현진이 형이나 (윤)석민이(볼티모어) 형이 메이저리그에 갔다고 해서 나도 가고 싶다는 것이 아니라 메이저리그 진출은 오랜 꿈이었다”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당연히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결과가 나오든 도전 자체에 의미를 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광현은 부상만 아니었더라면 해외 진출 조건을 일찍 충족시킬 수 있었다. 선수는 가급적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광현은 “메이저리그는 부상자 명단(DL)에 올라도 25인 로스터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 인정되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더 이상 부상 악몽은 NO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던 김광현은 2011년과 2012년 어깨 통증으로 주춤했다. 긴 시간 재활을 반복하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지쳐갔다. 김광현은 “안 아픈데 야구를 못하면 연습이라도 하면 되는데 아파서 못하면 너무 괴롭다”고 털어놨다.
한 차례 시련은 그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또 큰 깨달음도 얻었다. 김광현은 “예전에는 내가 아픈 건지, 안 아픈 건지 모르고 던졌다. 아파도 참을만하니까 그냥 던졌다. 그런데 이제는 절대 무리를 안 한다. 이상 조짐이 있으면 쉬는 게 맞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광현은 지난 시즌 막판 보름 정도 쉬었다. 그 동안 한 차례도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마운드에 섰지만 약간의 통증이 올라왔다. 그 때 무리해서 던지지 않고 충분히 쉰 덕분에 올해 1월 미국 스프링캠프에서 5년 만에 불펜 피칭을 소화할 수 있었다.
보직은 선발에 무게
SK의 오프시즌 화두는 김광현의 보직이다. 이만수 SK 감독은 뒷문 강화를 위해 지난 시즌 막판 김광현의 마무리투수 전환을 고려했다. 실제 김광현은 마지막 2경기에서 구원 등판했다. 줄곧 선발로 뛰던 김광현을 마무리로 돌리는 것에 팬들 사이에서 찬반논쟁이 일었다.
보직은 아직 미정이지만 최근 연습경기를 보면 선발에 무게가 실린다. 김광현은 지난 20일 한화전에 선발 등판해 2이닝, 25일 주니치전에는 두 번째 투수로 2이닝을 던졌다. 시즌 때처럼 5선발 로테이션을 가상한 등판 간격이다. 김광현은 “아직 감독님으로부터 보직에 관한 얘기를 듣지 못했다. 지난해 가을 마무리캠프 때는 마무리로 준비했는데 지금 캠프에 와서는 코치님으로부터 선발로 몸을 맞추라고 들었다. 보직과 상관없이 팀이 필요로 하는 어디서든 내 몫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키나와=김지섭기자
한국스포츠 오키나와=김지섭기자 onion@hksp.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