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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아동 숨진 창원 미완성 건물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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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아동 숨진 창원 미완성 건물 가보니

입력
2014.02.25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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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휀스 곳곳 구멍…당국 장기간 방치에도 권고만‘허점’

“20년 가까이 흉물스럽게 방치돼 늘 조마조마 했는데 결국 실종된 장애아동이 익사했는데도 (창원시)당국은 사유재산 타령만 하고 있으니 주민들은 누굴 믿고 살아야 합니까”

경남 창원의 특수학교에서 갑자기 사라진 아동(9)이 익사체로 발견된 경남 창원시 성산구 가음정동의 짓다만 상가 건물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25일 삼삼오오 모여 당국을 성토하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주민 태모(53)씨는“수년 전에도 건물 지하에서 한 남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가 경찰이 뒤늦게 발견 했는데 이번에 또 다시 실종 아동까지 익사했다”며“아무리 사유재산이라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시에서 특단의 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창원공단의 대동맥인 창원대로와 인접하고 뒤로는 LG전자 창원2공장과 직원숙소, 아파트, 상가 등과 맞닿아 있는 이 건물은 4만4,370여㎡규모다. 지하 4층, 지상 9층짜리 복합상가 건물을 1991년 착공, 공사 진행과 중단을 반복하다 1995년 전체 공정의 50%인 철근 콘크리트 골조공사가 마무리된 상태에서 시공사 부도로 공사가 중단돼 건물 형태만 앙상하게 드러낸 채 ‘도심 속 흉물’로 20년 가까이 방치되고 있다.

이 건물은 그 동안 도시 미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안전사고 등에도 노출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시는 사유재산이어서 딱히 제재할 방법이 없어 ‘공사재개와 안전관리’를 권고하는 게 전부였다.

창원시에 따르면 이 건물은 2004년 5월 경매를 통해 A씨 등 3명이 부지를 사들인 데 이어 2012년 12월 건물지분까지 낙찰 받아 지난해 1월 시에 건축주 명의변경 신고와 함께 지난해 12월 복합상가 건물을 오피스텔로 바꾸는 건축심의를 통과해 설계변경 허가를 추진하던 중이었다.

이 건물 외곽에는 높이 3.5∼4㎙의 안전펜스가 설치돼 있었지만 차량 주출입구 철문과 펜스 사이의 틈새가 벌어진 것을 비롯, 3∼4곳에 구멍이 나 스티로폼과 나무판자 등으로 메워져 있었다.

경비도 B(78)씨 등 2명이 교대로 건물 한 켠에 컨테이너박스를 숙소 겸 사무실로 사용하며 지키고 있었지만 폐쇄회로(CC)TV가 없어 광활한 현장을 통제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태다.

실제 경찰 조사 결과 숨진 아동이 낮에 걸어서 건물로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으나 경비는 이 같은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창원시 성산구 직원들이 현장 조사를 벌였지만 구멍 난 안전펜스 역시 권고사항일 뿐 별다른 위반사항을 적발하지 못했다.

성산구는 “지난 6일‘공사재개 독촉 및 안전관리철저’란 제목의 공문을 건물주에게 보내는 등 수 차례 공문을 보냈다”고 해명했다.

이동렬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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