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박은선 선수 성별 진단 요구는 성희롱"

여자축구 박은선(28ㆍ서울시청) 선수에게 성별 진단을 요구한 것은 성적 굴욕감과 모멸감을 주는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 결정이 나왔다. 인권위는 24일 전원위원회에서 이같이 판단하고 대한축구협회장에게 성별 진단을 요구한 국내 여자 실업축구 WK리그 6개 구단 감독들을 징계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감독들이 의도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성희롱 행위를 가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심리적으로 위축돼 훈련에 참가하기 꺼려진다"는 박 선수의 호소는 전형적인 성희롱 사건에서 나타나는 피해 특성과 일치해 박 선수의 피해 구제를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박 선수는 이번 사태로 2014년 키프로스컵대회 국가대표에서 누락됐다.

인권위는 문화체육부 장관, 대한체육회장, 한국여자축구연맹 회장에게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도 권고했다.

지난해 11월 박 선수의 소속팀을 제외한 나머지 6개 구단 감독들은 박 선수의 성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박 선수를 WK리그 경기에 뛰지 못하도록 하는 데 결의했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