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한 '끝판왕' 오승환(32ㆍ한신)의 일거수일투족이 화제다. 동작 하나 하나에 모든 이목이 쏠린다. 특히 독특한 투구 동작을 두고 말들이 많다. 투구할 때 왼발을 내딛기 전에 살짝 차주는 듯한 동작을 하는데 한 일본 심판이 이를 보크로 볼 수 있다고 지적하며 도마 위에 올랐다.
그러나 오승환은 담담했다. 그는 24일 일본 오키나와 기노자구장에서 진행된 훈련을 마친 뒤 인터뷰에서 "투구 폼은 선수가 신경 쓸 문제가 아니다"라며 "혹시나 해서 투수코치와도 잠깐 얘기를 해봤는데 '문제될 것이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에 있는 일본인 코치들도 아무 문제 없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덧붙였다.
한국에서는 오승환이 같은 자세를 반복해왔고 어떤 타자가 들어서든 똑같은 자세를 유지했기 때문에 보크가 아니라는 판정을 받았다. 또 국제대회에서도 오승환의 투구 자세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일본에서 '오승환 흔들기'를 한다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날 일본의 한 기자는 "타자가 헷갈릴 것 같기도 한데 애매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오승환은 오로지 시즌 준비에 초점을 맞췄다. 몸 상태 역시 점점 올라오고 있다. 오승환은 25일 LG와 연습 경기를 마지막으로 26일 오키나와를 떠나 오사카로 향한다. LG전에서 처음으로 실전에 나설 예정인 오승환은 "준비 과정의 한 경기일 뿐"이라며 "내용이 좋을 수도, 안 좋을 수도 있는데 던지는 자체 만으로 배울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오사카로 넘어가면 실전 위주로 던져 타자를 상대로 이기는 경기 내용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지금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몸 상태와 밸런스 점검이다.
오승환은 투구 패턴에 큰 변화를 두지 않을 생각이다. 한국에서 뛸 때는 묵직한 직구와 슬라이더 두 구종 만으로 충분히 상대 타자를 요리했다. 그는 "크게 바뀔 건 없다. 투심을 연습할 때 몇 개 던져봤는데 일본 언론에서 이 부분에 관심을 가진 것 같다. 투심은 한국에서도 던졌다"고 설명했다.
오승환은 또 "한국 야구도 시즌 개막이 얼마 안 남았다. 팬들한테는 한국 야구가 첫 번째지만 일본에 있는 나를 응원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 나 역시 일본에서 좋은 소식을 들려드리겠다"며 팬들의 응원을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일본에 먼저 진출해 잘한 선수들도 많았지만 내가 또 좋은 모습을 보이면 후배들에게 더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은 꿈을 이루고 있는 과정이다. 여기가 끝이 아니라 더 높은 목표를 바라보고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오키나와=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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