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사카에 본점을 둔 베이커리 '몽슈슈'앞에는 매일 긴 줄이 늘어선다. 여기서 만드는 롤케이크 '도지마롤'을 사려는 행렬이다. 2003년 첫 선을 보인 도지마롤은 현재 일본 전역에서 하루 1만개 이상 팔려나간다. '디저트의 나라'로 불리는 일본에서도 도지마롤은 디저트 케이크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몽슈슈는 현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등 2개 백화점 매장을 갖고 있다. 입소문을 타면서 하루 판매량만 1,600 개에 달한다.
도지마롤을 만든 주인공은 재일교포 3세인 김미화(41)씨. 몽슈슈(일본명 몽셰르) 대표이기도 하다.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해외 몽슈슈 매장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카페형 매장을 열기 위해 방한했다.
그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복권에 당첨된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사실 그의 꿈은 처음부터 파티셰는 아니었다. 스튜어디스가 되고 싶었지만 재일교포에게는 어려웠던 일. 후쿠오카에서 수년간 초등학교 교사로도 일했지만, 새로운 도전을 위해 2000년 무작정 유럽으로 날아갔다. 그곳에서 유럽의 고전적이면서도 우아한 분위기와 디저트에 영감을 받아 케이크를 만들기로 다짐했다. 김 대표는 유럽에서 얻은 설레임과 우아함은 살리면서 느끼하지 않은 깔끔한 맛을 내고 싶었고, 결과 남녀노소 좋아하는 생크림을 넣은 도지마롤을 완성시켰다.
2003년 오사카의 한 호텔 구석을 빌려 시작한 그는 하루에 30여개를 팔아도 행복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직접 배달을 했고 한 명의 고객이라도 소중히 대했다. 롤케이크의 맛과 김 대표의 정성이 입소문을 타면서 판매량은 수백개, 수천개로 늘어났다. 김 대표는 자신이 개발한 롤케이크가 오사카의 명물로 알려지자, 오사카의 상업지구 도지마의 이름을 따 도지마롤로 정했다.
그는 상품 하나, 매장 인테리어까지 전부 직접 고르고 배치한다. 그는 "현장을 다니기 때문에 여러 가지 구상할 수도 있고, 직원들에게 이것이 기준이라는 것을 알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백화점 2곳에 이어 21일 가로수길에 카페형 매장을 열었다. 김 대표는 "쿠키, 생일케이크 등 몽슈슈의 다양한 제품을 소개하고 싶었다"며 "한국 전통음식인 화전을 접목시킨 도지마롤, 유자를 넣은 피낭시에 등 여기서만 맛볼 수 있는 신제품도 준비했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 28개, 한국 3개, 중국 4개, 홍콩 2개(4월말 예정 포함) 등 4개국에 진출해 있는 몽슈슈는 올해 두바이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대표는 "도지마롤의 영감을 준 유럽에서 현대적이면서도 맛을 살린 몽슈슈의 제품을 인정받는 게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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