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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도 구별하는 CCTV… 심장 박동 체크하는 검색대… 최첨단 보안장비로 테러 봉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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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도 구별하는 CCTV… 심장 박동 체크하는 검색대… 최첨단 보안장비로 테러 봉쇄

입력
2014.02.23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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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폐막한 소치 동계올림픽은 올림픽사상 가장 테러 발생 가능성이 높았던 대회였다. 과격파 이슬람 세력이 "소치 올림픽을 저지하겠다"고 테러를 공언했고 실제로 대회 직전까지 소치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잇따라 폭탄테러가 발생했다. 다행히도 소치 올림픽은 테러 없이 17일간의 일정을 무사히 마무리했다. 비결은 무얼까.

2조 쏟아 부은 육해공 입체 보안

러시아 전역에서 2014 동계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소치로 들어가는 도로는 단 하나다. 흑해를 옆에 두고 있는 이 도로를 달리다 보면 테러 위협에 대비한 러시아의 보안이 육ㆍ해ㆍ공에서 얼마나 철저했는지 알 수 있다.

차를 타고 소치로 가는 길목인 마그리에 도착하면 거대한 콘크리트 건물이 도로 한 가운데를 막아선다. 연방보안국(FSB)이 모든 차량을 트렁크부터 의자 밑까지 일일이 수색했다. 특히 반대편 도로 쪽 산 기슭에 있는 초소에는 비상사태에 대비해 중무장한 군인들이 24시간 대기하고 있었다. 이런 초소가 수백 미터 마다 하나씩이다. 산 너머 소치로 향하는 철도는 올림픽 기간 중 아예 끊었고, 산 속에는 약 3만 명의 러시아 군대가 포진해 있었다.

차량 검문을 기다리는 동안 차창 밖으로 선박 한 척을 볼 수 있다. '셀리게르'라는 심해탐지선이다. 음향탐색장비인 소나 등을 이용해 바다 밑으로 침투하는 테러리스트들을 차단한다. 소치 내 건물 옥상 곳곳에는 지대공 미사일과 레이더가 설치됐고 올림픽 기간 중 무인공격기 '드론' 12대가 공중을 감시했다.

봉쇄, 고립 그리고 감시 작전

약 2조원을 쏟아 부은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의 올림픽 보안 대책은 봉쇄와 고립 그리고 감시로 요약된다. 소치 둘러싼 코카서스 산맥과 흑해에는 수만 명의 군대와 첨단 감시선으로 물 샐 틈 없는 방어선을 쳤다. 이렇게 '봉쇄' '고립'시킨 뒤 소치 안에서 수많은 첨단 보안장비들로 24시간 '감시'하는 방식이다.

소치에서는 올림픽 경기장 근처 역에서 경기장까지 가며 통과해야 하는 검색대와 보디체크만 수 차례였다. 검색대에는 금속탐지기와 가방 속을 들여다볼 수 있는 적외선 투시기 등이 설치돼있다. 거짓말탐지기와 비슷한 심리분석기인 '바이브라 이미지'(VibraImage)라는 장치도 들어있다. 심장박동이나 근육의 긴장 정도로 수상한 인물인지를 파악해낸다.

검색대와 별도로 올림픽 중 소치 내에서는 2세 이상의 모든 사람이 정부에서 지급한 '통행증'을 반드시 목에 걸고 다녀야 했다. 얇은 합금으로 된 이 통행증에는 사진과 출생연도, 여권번호, 전화번호 등이 적혀있다. 경기장에 들어갈 때는 이 통행증이 자동 스캔돼 데이터베이스로 관리된다. 소치 내 6곳의 야외경기장에는 액체는 일절 갖고 들어가지 못했다.

소치 곳곳에는 약 1,400대의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다. CCTV 카메라에는 쌍둥이의 얼굴도 구별해내는 정밀한 인식프로그램이 깔려 있다.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는 테러리스트라면 일부 성형수술을 했더라도 얼굴 확인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소치 올림픽 경비본부가 이 같은 경비 업무에 투입한 인력만 4만명 규모다.

미국도 보안대책에 찬사

당초 러시아의 테러 대처 능력을 의심한 나머지 자국 선수 보호를 위해 프리깃함과 상륙지휘함을 파견했던(프리깃함은 올림픽 기간 중 흑해에서 좌초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미국도 결국 소치의 테러 대책을 칭찬했다. 미트 롬니 미 공화당 의원은 "러시아가 테러 위협을 완벽하게 막아냈다"고 말할 정도다.

소치 보다 안전할지 몰라도 평창올림픽을 준비해야 하는 한국은 물론 이어 2020년 하계올림픽을 치르는 일본도 테러 대책이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소치의 보안 상황을 둘러 본 도쿄 올림픽준비국 담당자는 "엄청나게 철저하다"며 놀라움을 표시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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