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 상봉이 남북한 신뢰의 밑바탕이 되는 걸까. 남측은 군사훈련 수위를 조절하고, 북측은 상봉 행사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등 양측 모두 화해 무드를 이어가려는 모습이 확연해지고 있다.
23일 저녁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남측 주최로 열린 환영 만찬에서 북측 단장인 리충복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은 "이산가족 상봉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첫 출발'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북측이) 중대 제안을 내놓았다'는 자화자찬은 여전했지만, 리 부위원장은 "70년 가까이 우리 민족을 갈라놓고 있는 장벽을 허물 때가 왔다"며 "오늘의 상봉을 시작으로 북과 남은 마음을 합치고 뜻을 모아 대결과 분열의 골을 메우고 통일의 봄을 앞당겨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측의 상봉 희망자를 만나기 위해 남쪽 가족 357명이 금강산으로 올라간 2차 상봉(23~25일)에 맞춰, 우리 측도 이 기간에 진행될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로우 키'로 진행키로 했다. 지휘소 훈련인 키리졸브 연습은 내달 6일까지, 야외기동훈련인 독수리연습은 4월18일까지 진행되는데 한미 양국 모두 투입 병력 규모를 예년보다 줄였다. 또 과도한 대외 홍보도 자제할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연례적 방어훈련이라는 취지에 맞게 연습을 진행할 것"이라며 "조류 인플루엔자에 따른 대민 지원과 미 정부의 예산삭감(시퀘스터) 등으로 한미 양국 모두 참여병력이 작년보다 줄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자에서 "분단은 미제 책임"이라며 미국을 향한 비난 수위는 오히려 이전보다 높였다. 신문은 1차 상봉에 참가한 북측 상봉자들의 입을 통해 "상봉의 반가움보다 민족을 분열시킨 미제에 대한 분노가 더욱 뼈에 사무친다" "우리가 갈라진 것은 미국의 원자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노동신문은 또 ▲우리 군의 대북심리전 유지방침 ▲통일부의 북한 인권문제 언급 ▲남한 언론의 대북 비난보도를 예로 들며 "비방중상 중지 합의에 역행하는 일들이 남한에서 계속 벌어지고 있다"는 보도도 내보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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