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에서 진행된 2차 상봉은 앞서 20~22일 열린 1차 상봉과 내용과 절차는 같지만 방식은 반대였다. 행사 주최가 북에서 남으로 바뀌었고, 이에 따라 우리측 상봉단 82명이 방북했던 1차와 달리 우리측이 북측 가족 88명을 초청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상봉장소는 1차 때의 금강산 호텔이 아닌 이산가족 면회소가 사용됐다. 우리측 상봉 인원이 357명으로, 1차 상봉 때 북측 가족 178명에 비해 두 배 가량 많아 더 넓은 장소를 택한 것이다. 식사도 1차와 달리 우리측이 제공하기 때문에 남한에서 식재료를 공수했고, 자연히 행사장 인력도 현대아산을 중심으로 한 우리측이 파견되면서 북측 접대원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2일차인 24일 개별상봉도 1차 때는 북측 가족이 우리측 숙소인 외금강 호텔을 방문했지만 이번에는 우리측 가족이 북측 상봉단이 머물고 있는 금강산 호텔을 찾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이날자 노동신문에서 "분단은 미제 책임"이라며 미국을 향한 비난 수위를 높였다. 신문은 1차 상봉에 참가한 북측 상봉자들의 입을 통해 "상봉의 반가움보다 민족을 분열시킨 미제에 대한 분노가 더욱 뼈에 사무친다" "우리가 갈라진 것은 미국의 원자탄 때문" 등 선전전에 주력했다.
북한은 또 ▦우리 군의 대북심리전 유지방침 ▦통일부의 북한 인권문제 언급 ▦남한 언론의 대북 비난보도를 예로 들며 "비방중상 중지 합의에 역행하는 일들이 남한에서 계속 벌어지고 있다"고 대남공세를 펴기도 했다.
한편 정부는 24일부터 시작되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로우키'로 진행하며 과도한 대외홍보를 자제할 방침이다. 하지만 북한의 트집잡기가 계속될 우려가 있어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지휘소훈련인 키리졸브 연습은 내달 6일까지, 야외기동훈련인 독수리연습은 4월18일까지 진행된다.
군 관계자는 "연례적 방어훈련이라는 취지에 맞게 연습을 진행할 것"이라며 "조류 인플루엔자에 따른 대민지원과 미 정부의 예산삭감(시퀘스터) 등으로 한미 양국 모두 참여병력이 작년보다 줄었다"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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