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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연산 오계' 사수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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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연산 오계' 사수 비상

입력
2014.02.23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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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논산시 연무읍의 한 종계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확진으로 살처분 되자 천연기념물 '연산 오계'를 기르는 농장에도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논산시 연산면 화악리 지산농원에서는 천연기념물 제265호인 연산 오계 1,000여 마리를사육하고 있다. 외부농장에서 기르는 500마리까지 헤아리면 연산 오계는 모두 1,500마리에 이른다.

이 농원은 6대에 걸쳐 376년간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오계사육농장으로 이번에 AI 감염이 확인된 연무읍 종계농장과 20㎞ 이상 떨어져 있다.

인근 농장의 AI 발병 소식에 농원 주변의 긴장은 최고조다.

농원 측은 이미 방조망을 설치해 철새의 접근을 차단했다. 또한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고 방역수위를 높였다. 또 혹시 모를 확산에 대비해 종란 부화도 미루고 있다.

이승숙(52·여) 지산농원 대표는 22일 "AI가 농원으로 확산되면 천연연기념물 '연산 오계'는 멸종된다는 생각으로 자체 방역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AI가 농장 근처까지 확산되지않도록 하기 위해 문화재청과 협의, 보호방안을 세워놓고 있다. 또한 유전자 변형방지와 혈통보존, 혹시 모를 AI 발병 등을 우려해 매년 500마리의 오계를 1년 단위로 타 지역에 마련한 몇 개의 비공개 농장에서 교체 사육하고 있다.

다행히 농원은 산으로 둘러싸인 외딴 마을에서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다. 반경 500㎙ 안에 가금류를 기르는 농장도 없다.

또한 오계를 야생에 가깝게 사육하는 동물복지형 농장으로 일반 닭보다 월등하게 높은 면역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에 따라 농원 측은 최근 10년 새 모두 세 차례나 AI를 피해 100㎞ 이상 떨어진 타 시도로 오계를 피난시켰었지만 이번에는 피난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아주 가까운 농가에서 아직 AI 의심신고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농원 측의 걱정은 예방적 살처분 여부다. 살처분을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면 오계는 멸종이나 다름없는 위기에 놓인다.

이 대표는 "고병원성 AI가 발생하면 반경 3㎞ 내 가금류를 예방적 차원에서 살처분 매몰하는 현행 대응 방식을 개선하자는 안희정 충남지사의 발언에 힘을 얻고 있다"며 "방역을 더욱 강화해 발병을 막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방역당국은 연무읍 종계농장과 반경 500㎙ 이내 농가 등 2개 농장에서 가금류 5만5,000 마리를 살처분 매몰했다.

이준호기자 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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