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와 고려대가 학교 행정 견제기구인 대학평의원회(이하 평의원회)를 새로 구성하고, 개방형 이사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정부가 2005년 평의원회 의무 설치규정을 만든 지 9년만이다.
이들 대학은 다음달 초 이사회를 열어 학교 특성에 맞춘 평의원회 구성과 개방형 이사 도입 방식을 검토할 것이라고 23일 밝혔다. 각 대학은 늦어도 4월까지 평의원회를 출범하고 관련 운영규정을 확정할 방침이다.
평의원회는 교수 교직원 학생 등 대학 구성원들이 직접 학칙과 교육과정 등 대학의 주요 사안을 심의, 자문하는 기구로 학교측의 정책을 견제할 수 있다. 개방형 이사제는 대학 이사회의 4분의 1을 외부인사로 채워 학교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제도다. 개방형 이사는 평의원회가 추천하는 위원으로 구성된 개방이사추천위원회가 2배수 추천을 한 뒤 학교법인이 선임하도록 돼 있어 평의원회가 먼저 설치돼야 한다.
두 학교에 따르면 연세대는 교수(6명) 교직원(3) 학생(3) 동문(3) 학교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인사(2) 등 17명, 고려대는 교수(5) 교직원(2) 학생(2) 동문(2) 등 13명으로 평의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앞서 교육부는 2005년 말 개정한 사립학교법에서 전국 4년제 사립대에 평의원회 설치를 의무화했지만 많은 대학들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교육당국이 올해 대학 특성화 사업 선정 평가에 평의원회 구성 여부를 반영하는 등 불이익을 줄 움직임을 보이자 연대 고대 성균관대 목원대 등이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해 말 헌법재판소도 평의원회와 개방형 이사제가 사학의 자유 등을 침해해 위헌소지가 있다며 제기된 헌법소원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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