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세계는 지금] "시진핑-마잉주 서로 원하는 것 달라… 당분간 회담 어려울 것"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세계는 지금] "시진핑-마잉주 서로 원하는 것 달라… 당분간 회담 어려울 것"

입력
2014.02.23 12:15
0 0

"튼튼한 경제적 연계를 맺고 있느냐가 관건이다."

리페이(李非ㆍ사진) 중국 샤먼(廈門)대 교수는 20일 중국과 대만의 양안(兩岸)관계가 날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는 반면 남북한 관계는 여전히 냉랭한 까닭을 이렇게 분석했다. 샤먼대 대만연구센터에서 만난 그는 통일을 위해선 무엇보다 남북 모두에 이익이 되는 경제적 관계를 만들어 이를 발전시키면서 교류를 확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리 교수는 전국대만연구회 이사, 해협양안경제무역교류협회이사, 중국통일전선이론연구회상무이사 등도 맡고 있는 양안 관계 전문가다.

-지난 18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롄잔(連戰) 대만 국민당 명예주석이 만났다.

"롄 명예주석은 현재 대만 지도자가 아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상징적 의의만 있을 뿐이었다. 그 보다는 지난 11일 장즈쥔(張志軍)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주임과 왕위치(王郁琦) 대만 행정원 대륙위원회 주임위원의 회동이 더 큰 의미가 있다. 1949년 분단 이후 처음으로 양안 당국 대표자의 만남으로 실질적 의의가 있었다."

-시 주석과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이 만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는 가을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행사에서 만날 가능성과 관련해 중국에선 이미 국제 회의란 장을 빌려 만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 회의에 대만 최고 지도자가 참석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오는 4월 하이난(海南)성에서 열릴 보아오(博鰲) 포럼에서 만날 수 있다는 얘기도 있지만 보아오 포럼은 반대로 마 총통이 참석을 원하지 않는다. 대만은 그 동안 보아오포럼에 샤오완창(蕭萬長) 전 부총통을 파견했다. "

-그럼 양안 정상 회담은 언제쯤 가능할 것으로 보는가.

"당분간은 불가능하다, 양쪽이 서로 원하는 게 다르다."

-양안 관계는 완연한 봄인데 남북 관계는 아직 겨울이다.

"양안과는 달리 남북간엔 견고한 경제적 연계가 없기 때문이다."

-개성공단이 있다.

"너무 작다. 남북은 두 차례나 정상 회담을 했지만 경제적 관계는 매우 취약하다. 반면 양안은 정상이 서로 악수를 한 적은 없지만 경제적 관계가 매우 견고하다. 양안은 이러한 경제적 관계가 있었기 때문에 대만독립론을 주창한 천수이볜(陳水扁) 총통 때도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었다. 경제 관계를 매개로 해 남북이 계속 교류를 넓혀 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교류가 활발해진다면 남한은 북한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북한은 전면적 교류를 원하지 않는다.

"천천히 시간을 갖고 조금씩 바꿔가야 한다. 부지불식중에 변화가 일어나게 해야 한다."

-북한은 제3차 핵실험까지 했다.

"핵은 사용할 수 없는 무기다. 전 세계를 통틀어 핵 무기를 사용한 나라는 미국 밖에 없다. 소련도 못 썼다. 다 함께 죽겠다면 몰라도 쓰지 못할 것이다. 경제적 연계를 만들고 상호 교류를 해 나가면 북한이 핵무기를 쓸 가능성은 더 적어질 것이다. 북한이 핵 위협을 해도 남한은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북한은 3년여 전 연평도를 포격했다.

"관계가 안 좋을 때 이를 냉각시킬 필요는 있다. 그러나 그 이후 다시 교류해야 한다. 계속 대화해야 한다. 큰 지혜를 가진 자는 크게 양보하고 크게 타협해 크게 얻는 법이다. 반대로 지혜가 작은 자는 작게 양보하고 작게 타협하니 얻는 것도 작을 수 밖에 없다."

-남북 통일을 위해 해야 할 일은.

"실력, 도리, 이해, 이익 등 4가지가 핵심이다. 먼저 통일을 할 수 있는 역량과 실력을 키워야 한다. 경제적 기초 위에 종합적인 국력을 키워야 한다. 한반도 통일은 아직 남북한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미국의 영향이 제일 크다. 또 중국이 고개를 끄덕이지 않는다면 힘들다. 남북한 통일은 중국에 좋을 게 없다는 게 주류의 생각이다. 일본도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것이다. 다른 나라들이 모두 남북한 통일을 원하지 않으면 남북이 통일할 방법은 없다. 따라서 먼저 국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둘째 명분과 도리다. 명분과 도리로 북한과 국제사회를 설득해야 할 것이다. 셋째 이해와 예의다. 현재 한국 국민들의 실질구매력은 북한의 100배쯤 될 것이다. 북한은 돈이 없다. 그래도 서로 존중하고 특히 북한의 체면을 살려줘야 한다. 그래야 북한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넷째 이익이다. 양국 국민 모두에게 이익이 되도록 해야지 한쪽에만 이익이어서는 안 된다. 남북한은 50~100년 내 통일될 것으로 기대한다. 중국과 대만은 아마 그 전에 통일될 것이다."

샤먼=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