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4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북 전주시가 시장과 부시장이 동시에 공석이 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될 처지에 놓이게 됐다.
일찌감치 전북지사 출마를 선언한 송하진 시장이 28일 퇴직을 앞둔 시점에서 장상진(57) 부시장마저 전주시장 도전을 위해 사직서를 냈기 때문이다. 특히 장 부시장은 그 동안 주변에 "정치는 절대 하지 않겠다"고 해놓고 정작 뒤로는 민주당과 새정치연합 주요 인사들과 물밑 접촉을 통해 시장 출마를 저울질했던 것으로 알려져 부적절한 처신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장 부시장은 지난 2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봉사하는 참된 목민관이 되고자 오래 전부터 출마를 고민해왔다"면서 "선거일정 등을 고려하면 사퇴 결정을 더 늦출 수 없었다"고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정년을 2년 6개월 남겨 놓은 장 부시장은 20일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이 과정에서 송 시장에게 사전 상의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전주시는 전북지사 민주당 후보 경선에 참여하기 위해 28일 퇴직하는 송 시장에 이어 장 부시장까지 공석이 돼 행정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전주시는 장 부시장의 사직서가 수리되면 전북도, 안전행정부와 협의해 새 부시장을 임명할 계획이다.
장 부시장의 갑작스런 사직서 제출과 시장 출마 선언에 대해 시청 안팎에선 어이없고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전주시 A간부는 "부시장이 출마를 위해 사표를 내려면 최소한 1월 정기 인사 이전에 제출했어야 후임자 인사는 물론 이에 따른 국장급 배치인사를 할 수 있었는데 너무 어처구니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간부 B씨도 "시장의 출마가 거의 1년 전부터 예상되었는데 시정 공백에 대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준비 기간도 주기 않고 갑자기 사직서를 낸 것에 대해 직원들 모두 '뭐 이런 사람이 있나!' 하는 불만이 크다"고 전했다.
시의회도 장 부시장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 비판하고 나섰다. 이명연 전주시의회 의장은 "송 시장이 전북도지사직에 도전한 시점에 부시장까지 사퇴, 시정 공백이 우려된다"며 "고위 공직자로서 시민과 시의회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개인의 진로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전주고와 전북대를 나온 장 부시장은 행정고시(29회)를 통해 공직에 입문, 국무조정실과 국무총리실에서 주로 일했으며, 2011년 하반기 전북도의회 사무처장으로 전북에서 처음 공직생활을 접한 뒤 2012년 7월 전주부시장에 임명됐다.
최수학기자 s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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