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수상자들의 갈라쇼가 열린 23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
암전된 링크에 이번 시즌 갈라 프로그램인 이매진(Imagine)에 맞춰 ‘피겨 여왕’김연아(24)가 등장하자 그 뒤로 선명한 태극기가 떠올랐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김연아의 마지막 무대는 그렇게 막이 올랐다.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존 레논 원곡의 이매진에 맞춰 공연을 시작한 김연아는 더블 악셀에서 살짝 실수를 하기도 했지만 풍부한 감성 연기를 시작했다.
그는 ‘모두가 평화롭게 살아가는 것을 상상하라’는 구절에서 살코 점프를 뛰어 가사에 힘을 실었고, ‘나는 혼자가 아니다’는 구절에서는 집게 손가락을 들어 보여 메시지를 확실히 전달하려 했다. 이어 ‘세상이 하나가 되길 바란다’는 구절에서 두 팔로 끌어안는 동작을 한 김연아는 스파이럴 연기와 더블 악셀로 감정을 최고조로 이끌어갔다. 김연아는 곡 마지막에 기도하는 듯한 모습으로 두 손을 꼭 맞잡으며 연기를 마무리 지었다.
평화를 기원하는 포즈로 연기를 마치자 잠시 숙연해졌던 관중석에서는 커다란 박수가 쏟아졌다. 갈라쇼가 모두 마무리 되기 직전에도 선수들이 드나드는 입구에는 태극기가 다시금 떠올랐고 빙판 위에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새겨졌다. 조명을 한 몸에 받은 김연아는 평창에서 모두를 맞이하겠다는 포즈를 취해 눈길을 끌었다.
이로써 ‘선수 김연아’의 공식 무대는 모두 끝이 났다. 1996년 6세부터 피겨 스케이팅을 시작한 김연아는 소치 올림픽 은메달을 마지막으로 아름다운 퇴장을 했다.
갈라쇼까지 마무리하며 은퇴 무대인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완전히 마친 김연아는 “소치에 온 지 벌써 일주일이 넘게 흘렀다”며 “드디어 마지막 마무리를 했는데 홀가분하고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프리스케이팅에서 불거진 판정 논란에 대해선 기존의 입장을 반복했다. 김연아는 “억울함이나 속상한 것은 전혀 없다”며 “좋은 기분을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체육회는 22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김연아가 출전한 2014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경기의 판정 논란에 유감을 표명하는 공식 서한을 보냈다. 체육회는 서한에서 “경기 결과에 대한 IOC 차원의 적절한 조치 후 공식적인 입장을 밝혀 줄 것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함태수기자
한국스포츠 함태수기자 hts7@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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