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과 야쿠르트 2군의 연습 경기가 열린 지난 22일 일본 미야자키현 사이토구장. 야쿠르트 2군 캠프지인만큼 상당수의 일본 팬들이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나이가 지긋한 할아버지 팬, 도시락을 싸 들고 온 부부 팬 등 꽤 많은 숫자였다.
두산을 응원하는 일본 팬도 있었다. 이른바 3인의 엄마 부대다. 김재호를 열성적으로 응원해 ‘재호 엄마’로 유명한 오츠카 시게코, 그의 친구 2명이 3루 관중석에 자리를 잡았다. 이들 외에도 4명의 일본팬이 선수들의 플레이 장면을 카메라에 담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오츠카는 “아침 6시에 모여 다 같이 출발했다. 4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라 일찍 준비했다”며 “미야자키에서 두산을 좋아하는 팬들이 30명은 넘는다. 오재원, 이원석, 정수빈 등 좋아하는 선수도 다양하다”고 말했다.
오츠카는 국내 프로야구가 개막하면 한국을 찾을 정도로 열성적이다. “다른 일본 아줌마들처럼 배용준 때문에 한국이 좋아졌고, 그 때부터 한국말을 배우기 시작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오츠카는 “원래 일본 프로야구 세이부 팬이었다. 이토 지바 롯데 감독을 좋아했다”며 “그러다 6년 전 세이부와 두산의 연습 경기를 보면서 김재호에게 반했다”고 말했다.
오츠카와의 인터뷰는 자연스럽게 한국말로 진행됐다. 조금은 어눌한 말투였지만 듣는 건 100% 이해했다. 오츠카는 “학교에서 사서로 일한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두산 경기를 보기 위해 한국을 간다”며 “방학이면 원정 경기도 간다. 비용이 만만치 않지만 야구장에만 있기 때문에 괜찮다”고 말했다.
오츠카는 이어 “김재호 선수가 주전 유격수가 돼 너무 기쁘다. 오랫동안 기다렸는데 보람이 있다”며 “두산이 꼭 우승했으면 한다. 우승반지를 함께 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미야자키=함태수기자
한국스포츠 미야자키=함태수기자 hts7@hks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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