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류기업인 하이트진로의 임직원들은 바쁜 업무의 와중에도 3만6,000여 시간을 봉사 활동하는 데 썼다. 봉사 활동에는 전체 3,200명 가운데 3분의 1이 넘는 1,105명이 참여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말 사회공헌상 시상식을 처음 개최해 ‘우수봉사팀’’우수봉사왕’‘우수기부왕’을 뽑기도 했다. 사회공헌 활동 참여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고, 참여한 개인들의 자긍심을 높여주기 위해서 마련했다.
1대 우수봉사왕은 38시간을 봉사활동에 전념한 가정남부지점의 노소연(38)대리가 뽑혔다. 리본공예 자격증 소지자인 노 대리는 어린이날 소외계층 아동들에게 직접 제작한 장신구를 기부했다.
노 대리가 선뜻 재능기부에 나선 것은 2년 전 보육원에서 있었던 일 때문이다. 그는 “영업사원의 담당지역 봉사활동을 따라갔는데 핀을 꽂은 여자아이들이 한 명도 없어서 의아했다”며 “요즘 여자 아이들은 화려한 핀을 많이 꽂는 것을 선호하는데 바가지 머리가 대부분이고, 간혹 고무줄로 머리 묶은 아이가 한 둘 보였다”고 기억했다. 주말에 공방을 운영했던 그는 집에 있는 리본 재료를 이용해 보육원 아이들을 위한 머리핀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선물을 준비한 노 대리는 크리스마스 때 산타클로스 역할까지 맡았다. 직원 123명이 그와 함께 보육원 어린이 등 소외 계층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상자를 만들어 배달에 나섰다. 선물상자에 선물을 받을 아이들의 성별, 학년, 신체조건, 좋아하는 색 등 기본 정보를 토대로 내복, 장갑 등 직접 만들거나 구입한 선물을 담았다.
고객서비스팀의 황미아(40) 과장은 우수기부왕에 올랐다. 물품 기증, 소액 기부 등 기부건수가 27건으로 직원들 가운데 가장 많았다. 황 과장은 “지난해 10월 아름다운 가게에 옷, 신발, 책 등 물품을 기부하고 바자회를 열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좋은 일을 해서 뿌듯하고, 여섯 살과 아홉 살 두 자녀에게 좋은 교육이 됐다”고 전했다.
회사에서 이런 행사를 한다고 하니 친정 엄마, 주변 지인들도 십시일반 기부할 물건을 모아줬다. 황 과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지난해 9월 한 달 동안 기증한 물품은 3,500여점에 이른다. 그는 “쌓아놓고 쓰지 않는 물건들이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물품이 됐다는 점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황 과장의 딸도 봉사 활동에 동참했다. 지난해 어린이날 전국 지역아동센터 200여명의 아이들이 갖고 싶어 하는 물건을 직접 사서 선물하는 행사가 있었는데 이때 여덟살 된 여자아이에게 선물한 원피스를 아홉살된 황 과장의 딸이 골랐다.
황 과장은 소액 기부도 틈틈이 했다. 그는“회사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의 사연을 알려주면, 그 중 기부할 아이를 선택해 기부한다”며 “아버지의 폭력으로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여자 아이가 심리치료를 계속 받을 수 있도록 소액이지만 온라인으로 기부한 일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황 과장은 그가 속한 고객서비스팀과 함께 우수봉사팀의 영예도 함께 안았다. 10명의 팀원들은 1명당 평균 10시간의 봉사를 수행해 봉사 시간이 가장 많은 팀으로 인정받았다. 회사는 이런 직원들의 나눔 정신을 기려 봉사시간 1시간 당 100원의 금액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회사 차원에서는 지난해 12월 부산 지역의 저소득 취약계층을 위해 전국 임직원이 모여 김장을 담그기도 했다. 부산역 광장에서 진행된 ‘사랑의 김장 담그기’행사는 부산지역 임직원을 비롯, 서울 본사와 전국 30여개 지점 및 공장 직원 1,300여명이 참가했다. 이 날 담근 김장김치 1만1,000포기는 부산 16개 구청을 통해 부산지역 소외계층 3,200여세대에 전달됐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3년마다 열리는 전체 체육행사를 대신해 하이트진로 노사가 합의해 진행한 행사여서 더 뜻 깊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한 부모 및 조손가정의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희망나무 캠페인’이라는 1:1 멘토링 프로그램도 진행했다. 회사 내 희망나무에 달린 메모장 열매를 직원들이 보고 해당 아동에게 선물도 하고 답장을 써주는 행사다.
또 우수협력사 임직원들에게 해외문화탐방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 10개 협력사의 임직원들이 일본 오사카를 3일간 방문해 기린 맥주공장 등을 둘러봤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 5년 내 영업이익의 5%를 기부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며 “2012년 기부액은 영업이익 1,382억원의 2.8%인 39억원”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설명 * 21일자 화상에
1. 김인규(오른쪽) 하이트진로 사장이 지난해 말 서울 서초동 하이트진로 본사에서 ‘하이트진로 사회공헌상’ 을 시상한 뒤 수상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하이트진로 제공
2. 하이트진로 임직원 1,300여명이 지난해 12월 부산역 광장 앞에서 저소득층에게 기부할김장을 담그고 있다. 하이트진로 제공
3. 지난해 10월 아름牟?가게 자원봉사 판매원으로 참가한 하이트진로 임직원들이 서울의 아름다운가게 안국점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제공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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