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중국이 비핵화의 실질적인 행동을 재차 촉구한 것에 대해 조건 없는 대화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21일 전해졌다. 류전민(劉振民)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급)의 방북을 계기로,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해 중국을 통해 새로운 메시지를 전달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렸으나 여전한 입장 차이가 확인된 만큼 6자회담 재개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방북 직후인 서울을 찾은 류전민(劉振民)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급)은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이경수 차관보와 만나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 북한이 실질적인 행동을 취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북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류 부부장은 '실질적 행동'의 구체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국도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북한을 압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만큼 한미일 3국이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비핵화 사전조치와 보조를 맞췄을 가능성이 높다. 비핵화 사전조치는 ▦우라늄 농축프로그램(UEP) 중단 ▦핵ㆍ미사일 실험 유예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단 입북 허용 등을 담고 있다.
선 행동요구에 대해 북측은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이기 때문에 비핵화에 대한 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조건 없이 조속히 6자회담을 재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핵화 사전조치라는 6자회담의 '문턱'을 없애고 우선 대화를 시작하자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류 부부장은 방북 기간(17~20일) 중 박의춘 외상, 리용호ㆍ김형준 외무성 부상, 김성남 노동당 국제부 부부장, 리철석 국가경제개발위원회 부위원장을 잇따라 만났다.
이 차관보는 실질적 조치와 관련, "최근 남북대화 등 북한이 대화국면으로 나왔기 때문에 긴장 정세가 완화하는 쪽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남북관계 진전이 비핵화 논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임을 내비쳤다.
류 부부장은 이날 류길재 통일부 장관,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만나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중국측의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22일에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예방한 뒤 출국한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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