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를 만나기로 해 양국간 심각한 외교마찰이 예상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21일 백악관에서 달라이 라마와 회동한다. 2010년과 2011년에 이은 세 번째 만남이다. 케이틀린 헤이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제적으로 존경 받는 종교문화 지도자라는 점에서 달라이 라마와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헤이든 대변인은 다만"티베트 독립을 지지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반발을 예상해 티베트의 독립과 관련해서는 중국 편을 들지만, 중국 눈치 때문에 달라이 라마와의 회동을 접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중국의 반발은 예상대로 거셌다. 중국 외교부는 백악관 발표 직후 화춘잉(華春瑩)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항의와 강력 반대 입장을 공식 표명했다. 화 대변인은 이번 회동을 '중국 내정에 대한 난폭한 간섭'이라고 맹비난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달라이 라마와 이전 두 차례 회동을 했고, 당시 중국은 미국을 강력히 비난한 후 서먹한 관계를 유지해오다 정상회담 등을 계기로 서서히 화해무드를 조성했다.
그러나 미ㆍ중관계가 중국의 일방적인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재설정 등으로 경색되고 있는 상황에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취임 이후 처음으로 달라이 라마와의 회동이 이뤄진 것이라 추이가 주목된다. 중국은 이번 회동을 미국이 자국의 핵심 이익을 건드려 내정에 간섭하려 한다는 의도로 해석하는 모양새다. 오바마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6월 워싱턴 정상회담 당시 G2로 표현되는 신형 대국관계를 구축하기로 하고, 핵심이익의 상호 존중과 내정 불간섭 등을 합의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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