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 후 갑자기 쓰러져 의식불명에 빠진 고교생의 가족이 교사의 폭행 때문이라고 주장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학교 측은 체벌을 부인하고 있다.
21일 전남 순천경찰서에 따르면 순천 K고교 2학년 A(18)군이 18일 담임교사로부터 폭행을 당한 뒤 몇 시간 후에 자신이 다니던 태권도장에서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 A군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아직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A군 가족은 담임교사의 가혹한 체벌 때문이라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A군 가족은 "담임교사가 등교시간에 지각했다는 이유로 A군 스스로 교실 콘크리트벽에 머리를 박치기하라는 체벌을 줬지만 너무 약하다며 직접 A군의 머리채를 붙잡아 벽에 수차례 쾅쾅 찍었다"고 주장했다. 가족들은 "머리가 벽에 부딪힌 소리가 교실이 울릴 정도로 컸고 A군의 몸이 크게 휘청거렸다"고 말했다.
체육 전공인 A군은 이날 하교, 귀가, 식사 때까지는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았지만 태권도장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A군 가족은 "담임교사의 폭행으로 의식불명 됐다"며 학생들의 진술을 담은 영상과 확인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지각한 A군의 머리를 해당 교사가 손으로 가볍게 치는 정도로 꾸짖었을 뿐 심한 체벌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학교 관계자, 학생, 태권도장 등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전남도교육청도 당시 상황에 대한 양측 설명이 엇갈린 만큼 해당 학교와 교사·학생, 피해학생 가족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순천=하태민기자 ha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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