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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은 나보다 더 간절히 원했던 선수가 가져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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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은 나보다 더 간절히 원했던 선수가 가져간 것”

입력
2014.02.21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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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의 퍼스트 레이디’김연아(24)는 역시 ‘대인배’였다.

김연아가 현지시간 20일 오후 11시에 끝난 소치동계올림픽 여자피겨 싱글 경기 은메달로 화려했던 피겨 인생 17년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연아는 21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팬들이 그냥 ‘김연아라는 선수가 있었다’ 라는 것을 기억해준다면 만족한다”는 말로 은퇴 소감도 함께 밝혔다.

러시아 소치 시내에 자리잡은 ‘코리아하우스’에서 현역선수로 마지막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김연아는 “모든 짐을 내려놓아서 홀가분하고 행복하다”고 말문을 연 뒤 “올림픽 금메달은 나보다 더 간절히 원한 선수한테 간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이어 “엄마와 메시지를 주고받았는데 점수에 대한 얘기가 많이 있어서 ‘끝났으니 너무 열 받지 마시라’고 말씀 드렸다”고 털어놓았다. 또 “(선수생활이)완전히 끝났다는 게 실감이 잘 안 난다”며 “밤잠을 설쳤다”고 덧붙였다.

‘도둑맞은 금메달’이라며 들끓는 판정논란에 대해선 “예전에도 편파 판정논란에 휩싸인 대회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올림픽이라서 더 큰 울림이 있는 것 같다”라고 짧게 말했다.

‘(어제 경기)점수에서는 졌지만, 실력에서도 밀렸다고 생각 하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인정하고, 안하고는 아무 의미가 없다. 지금은 미련이 없다. 끝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프리스케이팅 경기가 끝나고 나서 지은 미묘한 표정변화에 대해서도 김연아는 “아! 너무 힘들어”라는 의미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경기 시작 전부터 좋은 점수를 기대하지 않았다”며 “아무리 연기를 잘해도 점수가 예상했던 것만큼 안 나오는 경우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홀가분하다고 말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김연아는 한참을 생각하다가 “시합에 대한 두려움, 힘든 훈련과정을 벗어났다는 생각에 그랬다”며 “경기 시작 전에 다른 선수들의 점수를 대충은 알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점수가 높더라, 그러나 신경 쓰지 않고 제 자신의 기량에만 집중했다”고 강심장의 면모를 과시했다.

실제 ‘강심장이냐’는 질문엔 “성격도 타고나는 거 같다. 저도 많이 긴장하는 스타일이지만 부담감은 덜한 편이다”고 말했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은퇴 이후 계획에 대해서 김연아는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난 뒤, 천천히 생각해보겠다”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도 고려의 대상이다”고 각오를 밝혔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에 대해서는 “너무 많아 딱 한 가지만 꼽을 수는 없다”면서도 “어제 경기가 오래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특히 자신의 인생에서 차지하는 피겨의 의미에 대해서 “떼려야 뗄 수 없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 또한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다”며 “실제 경기중에도 느끼는 게 많다”고 덧붙였다.

기억에 남는 라이벌로는 동갑내기 아사다 마오(24ㆍ일본)를 꼽았다. 김연아는 “아사다와는 너무 오랫동안 경쟁관계였다. 우리 둘만큼 수준이 엇비슷한 선수는 다시 없을 것 같다”면서 “‘그 동안 고생 많이했다’라고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결같이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린다”는 말을 남기고 기자회견장을 빠져 나갔다.

소치=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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