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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테러 부상자 모두 귀국 "현지 병원 열악… 수술 못 받고 비행기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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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테러 부상자 모두 귀국 "현지 병원 열악… 수술 못 받고 비행기 타"

입력
2014.02.20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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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병원 시설이 너무 열악했고, 의료진은 우리나라 민간인 수준이었다. 다리가 부러졌는데 수술을 받지 못해 피를 흘리는 상태로 비행기를 타고 온 사람도 있다. 살아 있는 것 만으로 감사한다."

이집트 성지 순례 도중 폭탄 테러를 당한 충북 진천중앙장로교회 신도들 가운데 부상 정도가 심각한 15명이 20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로써 가벼운 부상을 입어 19일 먼저 귀국한 15명에 이어 테러 생존자 30명이 모두 돌아왔다. 사고 당시 테러범을 온 몸으로 막아 희생자를 줄이고 사망한 현지 여행사 대표 제진수(56)씨의 시신도 도착해 빈소가 마련된 서울삼성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날 입국한 환자 15명 중 현지에서 발가락을 절단한 김동환 담임목사 등 4명은 서울대병원에, 나머지 11명은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해 치료받고 있다. 이들 환자 대부분은 다리에 폭탄 파편이 박혀 있어 치료가 필요하고, 5명은 외과 수술을 받아야 하는 심각한 상황이다.

이날 오후 서울대병원 응급실 앞에서는 15명의 교인과 가족들이 김동환 목사와 부상당한신도들을 맞았다. 김 목사는 깨진 안경을 쓰고 두 다리에 깁스를 한 채 들것으로 옮겨졌다. 김 목사의 매형 주재덕(50)씨는 김 목사의 손을 꼭 잡고 "살아 돌아와 줘서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최규섭 진천 중앙교회 부담임목사는 "서울대병원에 입원한 환자들 중 3명은 파편 제거와 봉합 수술이 시급한 상태"라고 전했다.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한 11명 중에서는 2명이 중증 부상을 입었다. 김정재 서울아산병원 중증외상팀장은 "한 명은 폭발로 뼈가 노출되는 개방성 골절을 당했고 다른 한 명은 두 다리 모두 부상이 심해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환자들이 스트레스로 인한 가슴 통증을 겪고 있고 일부는 폭발음 충격으로 난청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상 정도가 가벼운 환자들은 폭발 당시의 충격과 오랜 비행으로 초췌한 모습이었지만 '살았다'는 안도감이 얼굴에 역력했다. 김영철(59)씨는 "폭발로 쇠구슬 같은 잔해가 튀어 많은 사람들이 다쳤고, 사고 지역이 국경지역이어서 이동하는데 한참 걸렸다"며 "사망자들을 현장에서 확인했는데 그분들이 함께 계시지 않는다는 게 너무 가슴아프다"고 말했다.

피해자 안삼예(85)씨의 둘째 아들 주재덕(50)씨는 "테러가 남의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내 가족들이 휘말릴 거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아직도 무슨 일이 생긴 건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피해자 가족인 주재곤(42)씨는 "테러범을 막은 제진수씨가 없었다면 더 많은 가족들이 눈물을 흘렸을 것"이라며 "제진수씨와 그분의 가족들을 위해 평생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현지에서 숨진 신도 김홍열씨와 현지 가이드였던 김진규 목사의 시신은 21일 국내로 운구될 예정이다.

인천=이환직기자 slamhj@hk.co.kr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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