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한지공예가가 대통령의 해외순방 기념품을 만들어 주목받고 있다.
주인공은 충북 영동군 영동읍 계산리에서 조그만 공방(연화한지공예)을 운영하는 김완숙(53)씨.
평범한 주부인 김씨가 한지공예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02년. 우연히 지인 소개로 공예작품 전시회에 참석했다가전통미와 실용성을 갖춘 한지공예의 매력에 반해버렸다. 이 때부터 대구, 경북 안동 등지로 한지공예 전문가들을 찾아 다니며 전통기법을 전수받았고, 이제는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그의 작품은 여성 특유의 섬세함을 지녔으면서도 수수한 멋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서랍장이나 머릿장, 패물함, 보석함, 화장품함 등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수납도구를 주로 만든다.
그는 풀과 마감재를 이용해 한지를 여러 겹 배접한 뒤 문양을 파고, 그 문양에 여러 색의 한지로 다시 배접하는 전통기법을 고수하면서도 현대적인 미와 감각까지 접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7월 충북 공예대전에서 우수작을, 한달 뒤 개최된 대한민국 공예대전에서 특선으로 연속 입상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대한민국 입상작품 책자에서 그의 출품작'목단당초문패물함'을 눈여겨 본 청와대측이 직접 공방을 방문해 3세트를 구입해 간 것이다. 이 작품은 김씨가 골조를 사용하지 않는 전통방식으로 1년여에 걸쳐 만든 역작. 모란(목단)꽃과 당초 문양을 밝고 화려한 색감으로 표현한 이 패물함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14일부터 17일까지 인도를 국빈 방문했을 때 프라납 무커지 인도 대통령에게 기념품으로 전달됐다.
여유 시간이 생길 때마다 주민자치센터, 문화원, 학교 등지에서 한지공예 교실을 열어 재능기부에도 나서고 있는 김씨는 "영동의 자랑인 포도, 곶감, 국악 등을 테마로 한 작품도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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