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트가 없는 인생은 상상하기 어렵다. 플루트는 음악과 내 목소리를 표현하는 가장 자연스러운 친구이자 도구다."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수석 플루트 주자 엠마누엘 파후드(44)는 독주ㆍ실내악 무대에서도 활발한 연주활동을 하고 있는 세계 정상급 연주자다. 시대적으로는 바로크에서 현대음악, 장르적으로는 정통 클래식에서 재즈까지 폭넓은 레퍼토리를 소화해 왔다. 특히 17~18세기 바로크 레퍼토리에 정통한 플루트 연주자로 꼽힌다.
22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펼쳐질 파후드와 베를린 필하모닉의 주요 단원들로 구성된 실내악단 베를린 바로크 솔리스텐의 내한 공연은 바로크 음악의 정수를 느껴볼 수 있는 무대다.
스위스 태생인 파후드는 6세 때 플루트를 배우기 시작해 파리 고등음악원을 수석 졸업했다. 제네바, 고베, 두이노 등 국제 콩쿠르 1위를 휩쓸었고 1992년 22세로 지휘자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이끌던 베를린 필의 최연소 수석 플루트 주자로 발탁돼 화제를 모았다. 유럽 전역에서 온 연주자들을 물리치고 오디션에서 1등을 차지한 그는 1950년대의 오렐 니콜레, 1970년대의 제임스 골웨이의 명성을 잇는 베를린 필 플루트 파트의 젊은 수장이 됐다.
파후드와 함께 무대에 오르는 베를린 바로크 솔리스텐은 1995년 베를린 필 단원 중 현악 주자와 고음악 전문 연주자들이 결성한 실내악 앙상블로, 파후드와는 2000년부터 꾸준히 협연 무대를 가져 왔다. 원전 연주의 뛰어난 해석으로 바흐와 비발디 등 유명 바로크 작곡가들의 작품뿐 아니라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작곡가들의 작품도 발굴ㆍ소개해 왔다. 2005년 발매한 바흐 칸타타 음반으로는 그래미상을 받았다.
베를린 바로크 솔리스텐의 고악기와 파후드의 현대 플루트가 조화를 이룰 이번 공연에서는 바흐와 텔레만의 곡을 비롯해 바흐의 둘째 아들로 올해 탄생 300주년인 칼 필립 엠마누엘(C.P.E) 바흐의 작품이 연주된다.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5번', '음악의 헌정', '플루트와 현악기 그리고 통주저음을 위한 모음곡 2번', 텔레만의 '비올라 협주곡 G장조'와 '플루트 협주곡 D장조', C.P.E. 바흐의 '현을 위한 교향곡 b단조'를 들려 준다. (02)580-1300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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