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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4000 만원에 공사 맡기고 3개월도 안 걸려 완공 '부실의 연속' 삐끄덕 소리 후 13초 만에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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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4000 만원에 공사 맡기고 3개월도 안 걸려 완공 '부실의 연속' 삐끄덕 소리 후 13초 만에 붕괴

입력
2014.02.20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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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한 지 4년 5개월여 만에 붕괴된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은 건립 추진부터 시공업체 선정, 설계, 골조 제작, 감리, 사용승인에 이르기까지 부실의 연속이었다. 당초 투숙객을 위한 시설이 아니라 관광단지 지정을 위해 졸속 추진됐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리조트측은 체육관이 준공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2009년 10월 1일 경북도에 관광단지 지정 신청을 내 12월 28일 지정을 받았다. 1994년 양남관광지로 지정된 후 10여차례 조성계획을 변경한 리조트측이 더 큰 규모의 시설 운영을 위해 관광지를 관광단지로 바꿀 필요성을 느끼자 조건을 충족하려 체육관을 초스피드로 지으면서 무리수를 뒀다는 지적이다.

먼저 건립비용을 절감한 흔적이 역력하다. 코오롱그룹 계열사인 마우나오션개발은 2009년 초 포항의 영세업체 S종건에 1억4,000여만원을 주고 공사를 맡겼다. 높이 10m, 연면적 1,205㎡의 단층 철골조 건물 공사비 치고는 현저히 낮은 액수다.

낮은 단가는 부실 시공으로 이어진다. 공사는 6월 25일 착공해 석 달이 채 안 걸렸는데 공기가 단축되고 건축비도 20∼30% 절감되는 PEB 공법이 적용되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었다. 영천의 I업체가 골조빔 설계 및 시공, B건축사무소가 건물 설계와 감리, S종건이 시공을 맡았으나 현장에서는 S종건의 입김이 컸다. B건축사무소 관계자는 "설계를 하기 전에 이미 S종건으로부터 건물 형태와 철골 구조에 대한 설계를 받았기 때문에 손댈 부분이 크게 없었다"며 별도의 안전대책을 설계에 반영할 수 없던 상황을 설명했다.

I사가 체육관 골조로 제작한 '변단면부재'도 H빔보다 금액 부담이 커 단가가 낮은 경량철골로 대체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변단면부재는 골조를 구성하는 기둥이나 보의 단면이 응력의 크기에 따라 달라지는 변형 빔이다. 구조전문가인 박성무 영남대 건축학부 교수는 "PEB 공법에서 변단면부재를 사용할 경우 고강도 철강을 써야 하는데 비싸기도 하고 수량도 적어 영세업체가 제대로 사용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리조트측은 "체육관이 관광단지 지정에 꼭 필요한 시설도 아니고, 부실 여부는 수사 중이므로 추후 밝혀질 것"이라고 밝혔다.

체육관은 17일 천장에서 "삐그덕" 소리가 난 후 정확히 13초 만에 완전히 붕괴됐다. 이벤트업체 직원 고 최정운(43)씨가 숨지기 직전 촬영한 동영상이 부실 체육관의 마지막 기록이다.

대구=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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