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퀸’ 김연아(24)가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피겨에서 금메달 9부 능선을 넘었다.
김연아는 20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합계 74.92점을 받았다. 기술점수(TES)가 39.03점, 예술점수(PCS)는 35.89점이었다. 74.64점으로 2위에 오른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7ㆍ러시아)를 0.28점차로 따돌렸다. 관심을 모은 러시아의 ‘샛별’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는 65.23점으로 5위 그쳤고, 일본의 아사다 마오(24)는 55.51점으로 16위로 밀렸다. 리프니츠카야와 아사다 마오는 착지 과정에서 빙판에 넘어져 감점 처분을 받았다.
금메달 전선 라이벌들의 부진으로 김연아는 21일 오전 4시 예정된 싱글 프리프로그램을 한결 여유 있게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카타리나 비트(1984ㆍ1988년)이후 26년 만에 여자피겨 올림픽 2연패 대기록이 김연아의 발 아래 쓰여질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것이다.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 직후 열린 프리스케이팅 조 추첨에서 맨 마지막 순서로 배정됐다. 총 24명이 연기를 펼치는 프리스케이팅은 조별로 6명씩 4조로 진행된다.
출발이 좋았다. 노란색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오른 김연아는 배경음악 ‘어릿광대를 보내주오’에 맞춰 빙판을 휘젓기 시작했다. 자신의 주특기이자 기본점 10.10 최고 난이도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연결 점프를 흠잡을 데 없이 소화한 김연아는 이어진 트리플 플립까지 완벽하게 마쳤다. 탄력을 받은 김연아는 후반부 더블 악셀 점프도 실수 없이 성공시키는 등 기세를 이어갔다. 김연아는 리프니츠카야에 비해 스핀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날은 스핀에서도 전혀 뒤지지 않는 현란한 몸 동작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피겨 퀸의 2분50초 연기가 모두 끝나자 우레 같은 박수가 쏟아졌고, 빙판에는 꽃다발이 쉴새없이 날아들었다. 여왕의 귀환을 축하하는 팬들의 함성소리도 우렁찼다.
25번째로 무대에 오른 리프니츠카야는 트리플 플립 착지과정에서 쓰러졌다. 맨 마지막 주자 30번째로 연기를 펼친 아사다 마오는 경기 시작과 함께 ‘승부수’ 트리플 악셀(공중 3회전 반) 점프 ‘카드’를 꺼내 들었으나 역시 착지 도중에 엉덩방아를 찧고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한편, 김해진(17ㆍ과천고)과 박소연(17ㆍ신목고)도 각각 18위, 23위에 올라 프리스케이팅 진출권을 획득했다. 한국은 이로써 세 명의 선수를 프리스케이팅 무대에 출전시켰다.
소치=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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