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을 방문 중인 류전민((劉振民)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방북 일정 직후 20일부터 한국을 방문한다. 중국 고위 인사가 방북 직후 서울을 찾는 것은 이례적으로 북한 비핵화 방안에 대한 미중 외교수장 간 논의 직후 방북한 류 부부장을 통해 북한이 전달할 메시지가 주목된다.
정부 관계자는 19일 "류 부부장이 방북 일정이 끝난 직후 20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고 말했다. 20일까지 체류하는 일정으로 지난 17일 방북한 류 부부장은 일정 종료 직후 베이징에 들렀다 바로 서울을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북중ㆍ한중간 양자 업무가 주무인 그는 서울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 및 류길재 통일부 장관,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등을 만나 회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류 부부장의 이번 방한은 두 가지 점에서 주목된다. 존 케리 미 국무부 장관의 방문을 계기로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해 미중간에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진 직후인 만큼 류 부부장이 이번 방북에서 미중이 조율한 방안을 북한에 전달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케리 장관은 베이징 방문에 앞서 서울을 찾아 우리측과도 비핵화 문제에 대한 의견을 조율한 바 있다. 중국과의 협의는 한미간의 이런 사전 논의를 토대로 진행된 것이어서 류 부부장이 북한을 방문한 뒤 한국을 찾으면 남북미중이 연쇄적으로 북핵 문제 관련 4각 협의를 갖게 되는 셈이다.
류 부부장이 남북을 연이어 찾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일각에서는 류 부부장이 방북 결과를 설명하면서 북핵 문제나 남북관계와 관련한 북한의 메시지를 한국에 전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북한이 지난해 2월 3차 핵실험 직후 채택한 핵ㆍ경제 병진 노선을 고수하고 있어 표면적으로는 북핵 문제에 대한 태도 변화를 보이고 있지 않지만 최근 대화 공세를 볼 때 남북관계나 북핵 문제에 대한 새로운 입장을 나타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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