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IKEA)와 롯데 등 다국적 기업과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이 잇따라 수도권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지역 소상공인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거대 공룡'의 물량 공세에 골목상권이 막다른 절벽으로 내몰렸다며 대책을 호소하고 나섰다.
19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지난해 43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전 세계 42개국에 340여개 매장 보유한 중저가 조립식 가구의 대명사 이케아가 경기 광명시와 고양시에 직영 지점을 잇따라 준비하고 있다. 이케아는 올해 고속전철(KTX) 광명역 역세권 4만3,346㎡에 한국 1호점을 내는 데 이어 고양시에도 2호점을 내기 위해 지난해 말 덕양구 원흥지구 5만1,297㎡를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사들였다.
이케아의 광명ㆍ고양시 진출은 전국 47%의 가구 관련 종사자가 밀집돼 있는 경기도 가구산업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고양시에는 영세한 가구제조 및 유통업체 350여곳이 가구단지를 형성해 몰려있어 이들에게 이케아 입점은 사실상 사형선고나 마찬가지라는 것이 업체들의 설명이다.
광명역 역세권에는 롯데쇼핑이 패션아울렛을 포함한 복합쇼핑몰을 짓고 있다. 롯데쇼핑은 일직동 2만8,000㎡ 부지를 20년간 장기 임차해 이르면 올 6~7월 아울렛 일부를 개점할 계획이다. 그러나 세계 최대 가구업체인 이케아와 외국계 유통매장인 코스트코의 광명역 입점으로 이미 상당한 타격을 입은 지역 영세상인들은 롯데쇼핑 마저 복합쇼핑몰을 짓는다는 소식에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신세계첼시 프리미엄 아울렛과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이 연 이어 문을 연 파주시에 이번에는 30만2,000㎡ 규모의 롯데 복합쇼핑몰 세븐페스타가 조성된다. 양 프리미엄 아울렛으로 인해 인근 소규모 패션 관련 매장 상당수가 문을 닫는 등 이미 큰 타격을 입은 지역 상인들은 복합쇼핑몰 조성을 결사반대하고 나서고 있다.
또 이천시상인연합회는 마장면 롯데아울렛이 "해외명품 중 이천 중심상권과 중복되지 않는 브랜드만 취급하겠다고 약속해 입점을 양해했는데 실제 아울렛 형태로 운영해 지역상권이 고사직전에 처했다"며 국민감사를 청구하기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밖에 신세계 이마트는 최근 인천 남동구 구월동 농산물도매시장 맞은편 구원보금자리 주택 지구에 '자족 및 유통판매시설용지'를 사들이면서 입점 시기를 모색하고 있다.
이 같은 대기업 매장의 잇따른 수도권 입점에 지역 상인들은 결과가 뻔한 '거대 공룡'과의 싸움을 자치단체들이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파주시 상인연합회 관계자는 "프리미엄 아울렛이 들어선 후 지역 소규모 매장의 매출액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는데 또다시 복합쇼핑몰까지 들어선다면 파주지역 패션 관련 매장들은 모두 문을 닫아야 한다"며 "자치단체들이 영세한 소규모업체들에 대한 생존 방안 마련도 없이 대규모 업체를 유치하는 데만 급급해 있다"고 지적했다.
김기중기자 k2j@hk.co.kr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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