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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부산외대, 보상협상 난항 끝 최종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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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부산외대, 보상협상 난항 끝 최종 합의

입력
2014.02.19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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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 희생자 유족들과 부산외대가 이틀 간의 진통 끝에 19일 보상에 최종 합의했다. 이날 합의에 따라 21일 오전 10시 부산외대 남산동캠퍼스에서는 ‘부산외대 학교장’으로 사망자들의 합동 장례식이 진행된다.

정용각 부총장 등 학교 관계자들과 유족들은 이날 오후 울산 21세기병원 임시분향소에서 만나 합동 장례 절차와 위로금 등에 관해 합의했다. 양측은 ▦사망자들의 명예입학 및 졸업 ▦교내 추모비 건립 등도 합의했다. 위로금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학교측이 통상 학교 활동과 관련해 사망한 경우 전달하는 2,000만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합의는 숨진 학생 9명 가운데 21세기병원에 시신이 안치된 고 김진솔(20ㆍ여ㆍ태국어과2)씨 등 6명의 가족과 이뤄진 것이다. 나머지 3명 가운데 고 박주현(19ㆍ여ㆍ비즈니스일본어학과1)씨의 유족들은 20일 별도로 부산성모병원에서 장례식을 치른다.

고 김진솔씨의 아버지 김판수(53)씨는 이날 합의 후 “내 아이는 세상을 떠났지만 학교에서 추억이 영원히 남을 수 있도록 (추모비 건립 등으로) 돕겠다고 했으니 시간 날 때마다 들러 아이를 위해 기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 부총장은 “이번 사고로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사죄 드린다”며 “유명을 달리한 제자들의 영면을 기원하고 유가족에게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양측 모두 “원만하게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협상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전날부터 이어진 네 차례 협상이 결렬된 뒤 이날 오후 3시 35분에 재개된 협상은 3시간을 넘는 진통 끝에 성사됐다. 이 과정에서 부산외대측이 “우리도 희생자”라고 발언한 데 대해 유족들이 “아이를 잃은 우리에게 학교가 더 큰 상처를 주고 있다”며 거세게 반발하기도 했다.

앞서 한 학교 관계자는 “유가족이 과도한 수준의 ‘위로금’을 요구하고 있다. 도의적인 책임이 있긴 하지만 우리도 희생자”라고 지지부진한 협상의 책임을 유족들에게 돌렸다. 이 관계자는 협상 전까지 “학과 MT나 연수 등 학교 관련 활동 중 사망하는 학생들이 생길 때마다 막대한 위로금을 지급하면 학교가 어떻게 견디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유족들은 이날 오전 리조트 소유자인 코오롱그룹과 보상에 합의했다. 보상금액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코오롱 측은 고 양성호(25ㆍ미얀마어과 4)씨와 이벤트업체 직원 최종운(43)씨 등에 대해선 따로 보상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은 보상을 위해 사재를 내놓기로 했다. 코오롱 관계자는 “빠르고 원만한 합의가 유족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위로하는 길이라는 판단에 따라 이 회장이 유족에 대한 보상액 중 일부를 개인적으로 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울산=김관진기자 spiri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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