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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표기 팔 걷어붙인 20대 폴란드 여성 아그니에슈카 미할치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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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표기 팔 걷어붙인 20대 폴란드 여성 아그니에슈카 미할치크씨

입력
2014.02.1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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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는 역사적으로 독일과 러시아 치하에서 한국이 일본의 식민지배를 받았던 것만큼 큰 아픔을 겪었습니다. 일본의 역사 왜곡을 보면서 동병상련을 느꼈죠."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에서 인턴으로 일하는 20대 폴란드 여성이 한국 소식을 알리는 폴란드 웹사이트의 '일본해' 표기를 '동해'로 바꾸는 등 동해 표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 화제가 되고 있다.

국제리더십학생단체(AIESEC)를 통해 올해 초부터 반크에서 인턴으로 활동 중인 아그니에슈카 미할치크(24)씨는 최근 폴란드의 한 웹사이트(http://www.korea-online.pl) 운영자로부터 "한국 측의 주장에 동의하며 지리 섹션에 표기된 '일본해'를 '동해'로 바꿨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미할치크씨는 지난달부터 폴란드에서 한국과 한국문화, 여행, 동아시아 관련 소식을 다루는 전문 웹사이트 20곳에 대한 분석작업을 통해 7건의 오류를 발견, 이를 수정해야 하는 이유가 담긴 수정 요청 메일을 각 사이트 관계자들에게 보냈다. 미할치크씨가 발견한 7건의 오류중 5건은 동해를 일본해로 잘못 표기한 경우였고, 한국 역사의 시작이 고조선이 아닌 고려라고 표기한 사례도 있었다.

이메일을 보낸 지 이틀 만에 첫 성과를 거둔 그는 19일 "처음 리서치를 시작할 때만 해도 아는 것이 별로 없는 내가 무슨 도움이 될까 걱정했는데 막상 실행에 옮겨 보니 생각보다 성과가 커 보람차다"며 "폴란드어로 한국을 검색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한국 관련 사이트에 오류가 있어 속상했는데 바로 오류가 고쳐져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5년 전 우연히 접한 TV 방송 프로그램에서 한국 문화와 관련된 내용을 보고 처음으로 한국에 대해 흥미를 갖게 된 그는 폴란드 바르샤바대에서 한국학 학사를 취득한 뒤 석사과정을 현재 밟고 있다.

미할치크씨는 "폴란드를 포함한 동유럽에서 한국 문화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지만 주로 K-POP이나 드라마, 음식 등에 국한돼 있다"며 "폴란드 국민들에게 더욱 다양한 모습의 한국을 소개하고 알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과거 한때 독일과 러시아 치하에 있었던 폴란드는 다른 국가보다 더 한국이 일본에 느끼는 감정에 공감할 수 있는 나라"며 "일본의 역사왜곡에 대한 한국민들의 분노를 이해하고도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위안부가 강제로 끌려갔다는 증거가 없다는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 시장의 망언을 언급하면서 "당시 오사카 시장의 망언을 접한 많은 폴란드인이 분노했고 일본학이나 중국학을 공부하는 친구들도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느냐'며 충격을 받았다"면서 일본의 역사 왜곡을 강렬히 비판했다.

한 달여의 인턴 기간을 마치고 폴란드로 돌아가는 미할치크씨는 외국인을 대하는 한국인들의 태도에 대해서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외국인에게 한국을 알릴 때 너무 짜여 있는 것처럼 하지 말고 진심으로 그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신이 먼저 마음을 열 때 그들도 마음을 열고 한국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조만간 폴란드로 돌아가더라도 블로그 등을 통해 한국과 한국의 역사를 소개하며 한국을 알려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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