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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정몽준, 당 회의서 언성 높이며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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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정몽준, 당 회의서 언성 높이며 격돌

입력
2014.02.19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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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와 정몽준 의원이 19일 비공개 회의에서 언성을 높이며 거친 설전을 벌였다. 최 원내대표는 친박 당권파의 핵심실세이고, 정 의원은 서울시장 후보군 중 비주류의 대표격이어서 당 안팎에서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ㆍ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최 원내대표가 20일로 예정된 한중의원협의회 소속 여야 의원 40여명의 중국 방문을 문제삼으면서다. 최 원내대표는 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정 의원에게 "국회에 산적한 현안이 많으니 방중단 규모를 조금 줄여주면 어떻겠느냐"고 했다. 한 참석의원은 "표현이 과하진 않았지만 다소 신경질적인 어투였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정 의원이 발끈했다. 그는 "간사 의원들이 2월 임시국회 일정과 관련해 원내대표단에게 사전에 협조를 다 구했는데 아무 얘기 없다가 왜 이제 와서 딴 소리냐"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한중외교를 논의하는 게 외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최 원내대표는 "그런 보고를 받은 바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가 "정 의원이 본회의 연기 요청을 했지만 여야간 의사일정을 협의한 뒤라 늦출 수가 없었다"며 중재에 나서 설전이 무마되는 듯했다.

하지만 잠시 후 이번엔 정 의원이 최 원내대표를 향해 "현대중공업그룹 주식 백지신탁 문제 때문에 내가 서울시장에 출마하지 못할 거라고 기자들에게 얘기하고 다닌다더라"면서 "나 같으면 기자들이 묻더라도 '특정 의원의 얘기니까 대답하기 곤란하다'고 했을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최 원내대표는 곧바로 "내가 언제 그런 얘기를 했느냐"고 일축했다. 두 사람의 언성이 높아지면서 정 의원이 "내가 지금 동영상을 틀까"라고 맞받아치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회의 참석자들이 "그만들 하시라"며 만류해 두 사람의 언쟁은 종료됐다.

이번 충돌을 두고 당 안팎에선 서울시장 후보 경선을 앞둔 친박주류와 비주류의 신경전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 친박주류가 김황식 전 총리를 지원한다는 설이 파다한 가운데 비주류의 정 의원이 반발했다는 것이다. 한 당직자는 "최 원내대표는 청와대의 대선공약 입법 완료 요구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를 간접적으로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 의원은 지난달부터 김 전 총리 출마 가능성과 주식 백지신탁 문제가 한꺼번에 과도하게 부각된다는 의구심을 갖고 있던 차에 작심하고 항의한 것 같다"고 말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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