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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인디 밴드 모두 트로트 매력에 흠뻑…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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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인디 밴드 모두 트로트 매력에 흠뻑… 행복합니다"

입력
2014.02.19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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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합니다. 저 자신도 행복하지만 대한민국에서 트로트를 하는 모든 이에게도 행복한 일입니다."

케이블채널 엠넷이 3월 방송하는 음악 프로그램 '트로트 엑스'에 코치로 출연하는 가수 태진아(61)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19일 경기 고양시 CJ E&M 일산스튜디오 '트로트 엑스' 촬영장 대기실에서 만난 그는 "지난 여름 프로그램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내가 제작하고 싶었던 쇼 프로그램과 거의 일치해서 곧바로 출연을 결정했다"고 했다.

'트로트 엑스'는 트로트 장르에 초점을 맞춘 서바이벌 형식의 버라이어티 쇼 프로그램으로 '슈퍼스타 K'와 '보이스 코리아'와 진행 방식이 유사한데 버라이어티 성격이 강화됐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태진아는 이 프로그램에서 코치 또는 프로듀서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트로듀서(트로트와 프로듀서의 합성어)'로 출연한다. 트로듀서는 자신의 팀으로 결정된 출연자들을 이끌게 된다.

그는 이 프로그램이 트로트뿐 아니라 가요계 전체에 활력을 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현역 아이돌 그룹 가수도 나오고 홍대에서 활동하는 인디 밴드도 나왔어요. 트로트를 처음 해보는데 막상 불러보니 너무 좋다고들 해요. 어떤 친구들은 최근 제가 가수 비와 '비진아'로 콜라보레이션 무대에 서고 아이돌 그룹 엑소와 '트로트 엑스'티저 예고편에 함께 출연한 걸 보고 나오기로 결심했대요."

비가 태진아와 함께 자신의 최근 곡 '라 송'을 함께 불러 화제를 모은 '비진아'프로젝트는 태진아에게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 주고 있다. "제가 일본에서 활동하던 때부터 비와 친분이 있었는데 최근 우연히 만나 다시 연락처를 주고받은 적이 있어요. 그러다 비가 '비진아' 영상을 보고 제게 먼저 제안을 해서 성사가 됐죠. 마침 저와 비의 목소리 톤이 비슷해서 더 어울렸던 것 같아요."

태진아가 최근 발표한 앨범 '자기야 좋아'는 신곡인 타이틀 곡과 김정호의 '이름 모를 소녀', 성진우의 '포기하지마' 리메이크, 자신이 과거 불렀던 '혼자 눈뜨는 아침', 그리고 비의 '라 송'까지 10곡을 담았다. 정통 트로트에서 벗어나 록과 디스코, 발라드 등을 끌어안은 점이 특징이다. 그는 이 앨범을 제작하게 된 계기가 '비진아'와 '트로트 엑스'였다고 했다.

"비와 '라 송'을 부르고 난 뒤 젊은 친구들도 좋아하고 중장년층도 좋아할 수 있는 노래를 만들어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을 때 작곡했고 그곳에 머물고 있던 아들 이루가 전 세대가 따라 부를 수 있는 가사를 써줬어요. 굳이 '포기하지 마'에 랩을 새로 넣어 다시 부르고 '라 송'을 재차 녹음한 것도 '트로트 엑스' 때문이었죠. 이런 열기를 '트로트 엑스' 무대로 옮기고 싶었거든요."

인터뷰를 진행하던 중 유명 코미디언 A씨가 잠시 태진아의 대기실에 들렀다. '트로트 엑스'에 트로듀서로 함께 출연하는 후배 가수 박현빈도 방문했다. "신경 좀 써 달라"는 A씨의 농담에 태진아는 "우리 팀은 정원이 꽉 찼다"고 껄껄 웃으며 눙쳤다. 지인들이 나간 뒤 그는 "현역 트로트 가수도 많이 나오는데 실력이 부족하면 탈락한다"며 "어제까지 이틀 녹화했는데 우리 회사에 스카우트하고 싶은 출연자가 세 명쯤 있었다"고 했다.

그는 방송 프로그램들이 트로트를 외면했을 뿐 트로트가 침체에 빠진 적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른 장르 가수들이 몇 해 지나지 않아 사라지는 데 반해 설운도, 장윤정, 박현빈, 박상철 같은 트로트 가수들은 꾸준히 활동하잖아요. 다만 이런 가수들이 출연할 수 있는 방송 무대가 없다는 게 문제죠. '트로트 엑스'를 시작으로 트로트 프로그램이 많이 생길 거로 생각합니다."

고양=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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