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ENS 협력업체들의 불법 대출사건 핵심 용의자인 중앙TNC 대표 서모(46)씨가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은 업체들이 불법 대출한 5,000억원 가운데 아직 갚지 못한 피해액이 2,9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경제범죄수사대는 "16일 오후 지인의 집에 숨어 있던 서씨를 검거해 조사 중"이라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횡령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서씨는 대출금 중 594억원을 코스닥 상장업체인 다스텍 인수자금, 양천구목동의 7층 건물 구입비, 말레이시아에 있는 가족들의 생활비 등으로 썼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서씨와 NS쏘울 대표 전모(48ㆍ인터폴 수배 중)씨가 주축이 돼 다른 6개 협력업체 대표, KT ENS 직원과 짜고 'KT ENS 납품대금을 못 받았다'는 허위 매출채권을 이용, 13개 은행에서 대출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6개 협력업체 대표들은 이 같은 방법으로 대출받은 돈을 전씨와 서씨에게 전달하고 2억~5억원 가량을 수수료로 받아 챙겼다. 경찰은 이런 혐의로 컬트모바일 대표 김모씨, 아이지 일렉콤 대표 오모씨 등 2명을 최근 구속했고, 나머지 4개 업체 대표들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를 마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이로써 이 사건의 주요 피의자 9명 가운데 8명의 신병이 확보됐다. 경찰은 이달 초 수사가 시작되기 전 홍콩으로 도주했다가 다시 뉴질랜드로 달아난 NS쏘울 전 대표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현지 경찰에 공조 수사를 요청했다. 전씨는 인터폴 적색수배령이 내려진 이달 7일 홍콩에서 뉴질랜드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적색수배는 인터폴 수배 중 최고단계로 살인 강도 성폭행 등 강력범죄 피의자나 50억원 이상 대규모 피해를 입힌 경제사범 등에 적용된다.
향후 경찰 수사향방은 대출금의 사용처, KT ENS 내부 추가 공모자 여부 등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하나은행이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에 대한 내용증명을 2012년 12월 당시 KT ENS 김영환 사장에게 수 차례 보내 KT ENS 고위층에서도 범행을 알고 있었다는 금융권의 주장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대출금의 정확한 규모, 흐름과 함께 이 부분도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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