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에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행사를 가진 부산외대는 교육부의 안전점검 당부를 무시하고, 행사에는 교수와 교직원 단 3명만 참여하는 등 전반적으로 행사 관리가 소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교육부에 따르면 잇단 폭설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비상체제를 가동하자 교육부는 지난 11일 전국 대학에 "졸업식 등 학교 행사 전 긴급 교육시설물 안전 점검 및 지붕 제설 작업을 실시해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 달라"고 당부했다. 12일에도 "강원ㆍ경북 지역의 대설특보에 따라 샌드위치 패널 지붕시설 등의 붕괴 피해 우려에 따른 일시 사용 중단 등 안전사고 예방을 해 달라"고 공문을 보냈다.
부산외대 측은 총학생회와 함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전 리조트를 답사하긴 했으나 안전점검은 부실했다. 경주 리조트 붕괴 사고가 난 체육관의 지붕은 하중에 약한 샌드위치 패널이었지만, 제설은 하지 않았다. 부산외대 총학생회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총학생회와 학교 측의 학생지원팀이 사전 답사해 이동 경로, 안전 상황 등을 점검했지만 (폭설에 따른) 건물 붕괴에 대해선 별다른 우려를 하지 않았다"며 "가족과 피해자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사전 답사에 파견한 교직원도 학생지원팀 소속 1명뿐이었다. 행사 당일에도 동행한 학교 측 인사는 보직교수인 교학처장과 교직원 2명 등 3명이 전부였다. 학생회 행사라고는 해도 3일간 신입생과 재학생 1,700여명이 참여하는 행사인데, 학교 측이 안전 관리에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신입생 환영회가 외부에서 열릴 경우, 학교 측이 사전 점검을 하고 행사에도 교수들이 대거 동행하는 여러 대학들과도 대조적이다. 27일부터 2박3일간 신입생 환영회가 예정돼있는 성균관대는 "교직원들이 동행해 사전 답사를 가 안전점검을 했다"고 말했다. 28일부터 2박3일간 경제금융대의 신입생 환영회를 앞두고 있는 한양대도 마찬가지다.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등은 환영회에 대다수의 교수가 참여하고 있다.
부산외대 교수들 사이에서도 뒤늦은 반성이 나오고 있다. 한 교수는 "학생회가 주관하는 행사라 하더라도 학생들이 대규모로 참가하는 자리 아니었느냐"며 "학생회 측에만 책임을 미룰 수 없다. 참담하다"고 말했다.
경주 리조트 붕괴 사고 여파로 신입생 환영회를 취소하는 대학들도 나오고 있다. 건국대 동덕여대 중앙대는 이날 학부모들의 우려 섞인 문의가 잇따라 외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신입생 환영회를 모두 취소했다. 교육부 이날 전국 대학에 공문을 보내 신입생 환영회 예정 일시, 장소, 주관, 취소 여부, 사전 안전조치ㆍ교직원 동행 여부 등을 20일까지 제출해 달라고 알렸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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