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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좌수영 거북선 육상 전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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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좌수영 거북선 육상 전시 논란

입력
2014.02.18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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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시가 수십억 원의 예산을 들여 복원한 전라좌수영 거북선이 바다가 아닌 뭍으로 올라가게 생겼다. 시가 거북선을 전시할 해상 공간을 확보하지도 않은 채 복원사업을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시는 “시민들이 직접 거북선을 만져보도록 하기 위해서 육상 전시를 택했다”는 옹색한 해명을 내놓아 해상 전시 무산의 책임을 시민들 탓으로 돌리려 한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여수시는 최근 제작이 완료된 전라좌수영 거북선의 전시 장소를 중앙동 이순신광장 앞 바다가 아닌 육상으로 변경키로 했다고 18일 밝혔다.

시 관계자는 “이순신 광장을 찾는 시민과 관광객들이 거북선을 직접 만져보고 웅장함을 느껴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육상전시로 바꿨다”고 말했다.

시가 총 사업비 26억원이 투입해 전통 한선(韓船) 기법으로 제작한 177톤 규모의 거북선은 전체 길이 35.3m, 선체 길이 26.24m, 폭 10.62m의 2층 구조로 돼 있다. 시는 고증조사와 학술자료를 토대로 1592년 임진왜란 발발 직전 여수에서 제작된 것으로 알려진 전라좌수영 거북선을 복원했다. 실제 이 거북선은 판옥선과 같은 크기로 기둥 역할을 하는 보가 없는 반면 좌우 선체에 8개의 노가 설치되고 내부 화장실이 없다.

시는 이처럼 최대한 원형 그대로 복원한 거북선을 시민 등이 직접 만져보게 하기 위해서는 육상 전시가 해상 전시보다 접근성 측면에서 더 나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시장소 변경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시가 거북선을 땅으로 올리려 한 진짜 이유는 다른 데 있었다. 당초 전시 장소인 이순신광장 앞 바다에 거북선을 띄우려면 이곳에 정박하는 안강망 어선 10여 척을 인근 국동항 등으로 옮겨야 하는데 어선 선주들이 난색을 표시하는 바람에 공간 확보를 하지 못한 것이다. 실제 여수지방해양항만청이 이 같은 이유로 공유수면(810㎡) 사용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여수항만청 관계자는 “거북선을 띄울 해역은 기존에 접안하고 있는 안강망 어선과 급유ㆍ급수선들이 많아 부잔교를 설치할 공유수면 부족으로 허가를 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시민 강모(63)씨는 “육상에 전시하려면 모형으로 제작해도 되는데 굳이 거액을 들여 실물과 똑같이 만들 필요가 있었느냐”며 “결국 거북선 복원 취지를 살리지 못한 예산낭비성 사업으로 전락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어선들을 인근 국동항으로 옮기는 방안도 협의했지만 그곳도 기존 선박들이 많아 어려움이 있다”며 “2019년 완공 예정인 신북항으로 옮기는 방안을 항만청과 협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태민기자 hm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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