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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이용시설 점검 미비가 화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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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이용시설 점검 미비가 화 불렀다

입력
2014.02.18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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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의 눈에 생때 같은 청년 10명의 목숨을 잃을 만큼 우리나라의 안전 의식은 낮았고 규제는 허술했다.

17일 폭설로 지붕이 붕괴된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은 2009년 준공 이후 한 번도 외부 안전점검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적으로 안전진단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사고 대응을 총괄하는 안전행정부는 1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 브리핑에서 "사고 시설은 지상 1층 연면적 1,205㎡ 규모로 의무 점검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중이용 건축물의 안전점검과 관련한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이하 특별법)과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이하 기본법)에 따르면 연면적 10만㎡ 이상 또는 21층 이상 건축물이거나 바닥면적의 합계가 5,000㎡ 이상인 문화집회시설 종교시설 숙박시설 등이 의무적으로 안전점검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사고가 난 체육관은 바닥면적이 1,250㎡여서 이런 의무를 피해갔다. 1995년 성수대교 붕괴사고 등을 거쳐 제정된 두 개의 법이 있지만 500여명이 한꺼번에 들어가 행사를 가질 수 있는 다중이용시설이 안전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는 것이다.

안전 점검 책임이 맡겨진 코오롱 측의 자체 점검도 허술했다. 코오롱 측은 1월 말까지 매달 점검을 실시했다고 밝혔지만 전기ㆍ가스 등 제반시설 점검에 치우쳐 폭설시 붕괴 위험 등 건물 구조에 대한 점검은 육안으로 체크하는 데에 그쳤다. 제설작업도 지붕이 아닌 도로만 한 것으로 확인됐다. 폭설을 대비해 투숙객에게 안전 관련 안내도 하지 않았다.

정부의 법규에 사각지대는 넓고 관리를 책임진 건물주의 안전의식은 낮은 상황에서 샌드위치패널 건물은 가장 취약한 위험건축물로 지목되고 있다. 안행부는 샌드위치패널로 지은 다중이용 건축물의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2008년 이천 창고 화재 사건 이후 전국에 샌드위치패널로 지은 1,000㎡이상 물류창고 3,612곳에 대한 현황을 파악하고 있는 게 전부였다. 하지만 창고가 아닌 공장, 체육관 등도 샌드위치패널로 지어진 곳이 많아 최근에도 울산에서 특성화고 학생이 사망하는 등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울산 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번 폭설 후 이런 공장 7개의 지붕이 무너져 2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한편 대구지검은 이날 최종원 1차장검사를 본부장으로 강력부 전원 등 검사 11명과 수사관으로 구성된 '수사대책본부'를 꾸렸다. 대책본부는 송연규 강력부장 등을 사고 현장에 보내 경주지청 검사들과 함께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건축학계, 공공기관을 포함한 감정단을 구성해 사고 원인을 과학적으로 밝히고, 책임자를 엄중 처벌할 계획이다.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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